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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P29, 3000억 달러 기후 기금 조성 합의…개발도상국 "턱없이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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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P29, 3000억 달러 기후 기금 조성 합의…개발도상국 "턱없이 부족"

COP29 의장인 무크타르 바바예프가 24일(현지시각)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 폐막 전체 회의에서 단상에 오르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COP29 의장인 무크타르 바바예프가 24일(현지시각)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 폐막 전체 회의에서 단상에 오르고 있다. 사진=로이터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2주간 열린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가 막을 내렸다.

폐막일인 24일(현지시각) 참가국들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기금 조성에 극적으로 합의했다고 로이터통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합의는 2035년까지 연간 3000억 달러 규모의 기금을 조성해 개발도상국의 기후변화 적응과 피해 복구를 지원한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개발도상국들은 이 액수가 턱없이 부족하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COP29의 합의는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가 날로 심각해지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 더욱 주목받았다. 그러나 개발도상국들은 선진국들이 기후변화에 대한 역사적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인도 대표단의 찬드니 라이나 대표는 "이 문서는 시각적 환상에 불과하다"며 "우리 모두가 직면한 엄청난 과제를 해결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개발도상국들은 선진국들이 약속한 기후 기금 규모가 실제 필요액에 비해 턱없이 적다고 주장한다.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 가뭄, 홍수 등으로 인해 개발도상국들이 겪는 피해는 막대하며, 이를 복구하고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훨씬 더 많은 자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유엔 기후변화협약 사무국의 사이먼 스틸 사무총장은 이번 합의가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쳐 이루어졌음을 인정하면서도, 지구온난화에 대비할 수 있는 "보험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모든 보험 상품과 마찬가지로, 이 상품도 보험료를 전액, 제때 납부해야만 효과가 있다"며 선진국들의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했다.

이번 합의는 2020년까지 매년 1000억 달러의 기후 기금을 제공하겠다는 선진국의 기존 약속을 확대 개편한 것이다. 하지만 기존 목표도 2년 늦은 2022년에야 달성되었고, 2025년에 만료될 예정이어서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COP29에서는 작년 COP28에서 합의한 '화석연료 사용 단계적 감축'과 '재생에너지 용량 3배 확대'에 대한 구체적인 이행 계획은 제시되지 못했다. 일부 협상가들은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요 산유국들이 이러한 계획에 반대했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존 포데스타 기후 특사는 "사우디와 협상할 때 더 큰 야망을 갖는 것은 확실히 어려운 일"이라고 토로했다.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는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아프리카에서는 가뭄과 홍수로 수천 명이 목숨을 잃었고, 아시아에서는 산사태로 마을이 매몰됐으며, 남미에서는 가뭄으로 강이 말라붙고 있다. 선진국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달 스페인에서는 폭우로 인한 홍수로 200명 이상이 사망했고, 미국은 올해에만 240억 달러 규모의 기후 재난을 겪었다.

이번 COP29에서 드러난 쟁점들은 내년 브라질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열리는 COP30에서 다시 논의될 예정이다. COP30에서는 각국의 향후 10년간 기후변화 대응 계획이 주요 의제가 될 것이다.

COP29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리였다. 하지만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의 입장 차이가 뚜렷하게 드러났으며, 앞으로도 기후변화 문제 해결을 위한 험난한 여정이 예상된다. 한국은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기후변화 대응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할 것이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