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대와 구세대 직장인의 불협화음이 최근 전 세계 직장인 사회의 새로운 화두이자 염려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일과 개인의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이른바 '워라밸'을 중시하는 Z세대 직장인들을 관리하거나 함께 일하는데 어려움을 느끼는 구세대 직장인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음을 뒷받침하는 조사 결과가 잇따라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23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경영전문지 포춘에 따르면 Z세대 직장인들 입장에서도 구세대의 직장 문화 때문에 나름의 애로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세대 직장인들 사이에서 이미 굳어져 널리 사용되고 있는 직장 또는 업무 관련 용어나 은어들 가운데 약칭으로 된 표현들을 단박에 이해하지 못해 업무 현장에서 애로를 겪고 있다는 것.
과거 어느 세대보다 약칭을 즐겨쓰는 당사자가 Z세대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약어에 매우 취약한 사실이 밝혀졌다는 점에서 역설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 Z세대 직장인들, 구세대 상사들이 널리 쓰는 약칭 때문에 스트레스
포춘은 “업무 처리 과정에서 상사가 쏟아내는 말을 이해하지 못해 챗GPT의 도움을 받는 Z세대 직장인이 생각보다 많은 것으로 이스라엘의 한 소프트웨어 업체가 조사한 결과 나타났다”고 전했다.
이같은 조사 결과를 내놓은 곳은 이스라엘의 소프트웨어 업체 윅스로 이 업체는 전세계 직장인들의 구글 검색 실태를 분석해 신세대 직장인들이 가장 이해하기 어려워 하는 직업 또는 업무 관련 용어들을 추렸다.
여기서 말하는 직업 또는 업무 관련 용어란 대부분 약어나 약칭을 말한다.
윅스는 “약어나 약칭을 비롯해 업계에서 흔히 사용하는 용어는 신속한 의사소통에 도움이 되는 측면이 있으나 Z세대 직장인들 입장에서는, 특히 경력이 짧은 새내기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상사들과 의사소통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번 조사에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포춘은 “윅스의 연구 결과는 세계 최대 기업인용 소셜미디어자 유명 구인구직 플랫폼인 링크드인이 지난 3월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 즉 Z세대 직장인 5명 가운데 한 명 꼴로 최근 1년 동안 50대 이상의 상사와 대화를 나눈 적은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난 이유가 무엇인지를 충분히 짐작케 한다”고 전했다.
◇ Z세대에게 가장 난해한 짦은 말은 'KPI'
Z세대 직장인들 입장에서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용어는 ‘KPI'인 것으로 나타났다.
KPI는 ‘key performance indicator’의 약자로 ‘핵심 성과 지표’로 흔히 번역되는 말로 개인, 조직, 전략의 달성에 대한 기여도가 높은 요소를 측정하는 지표를 말한다. 매출액, 이익, 고객 만족도, 생산성, 비용 절감 등이 대표적인 경우다.
윅스는 “영국의 경우 Z세대 직장인들이 KPI의 의미를 파악하기 위해 구글링(구글 검색)을 한 경우가 연간 66만2400건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밖에 Z세대 직장인들이 이해하기 어려워 상당한 스트레스를 느끼고 있는 용어로는 △‘customer relationship manage'의 준말로 기업이 고객을 관리하기 위해 필요한 방법론이나 소프트웨어 등을 가리키는 말인 CRM △‘virtual private network’의 약자로 사설망에 연결된 것처럼 인터넷에 연결될 수 있도록 하는 ‘가상 사설망’을 뜻하는 VPN △'search engine optimization'의 준말로 인터넷 웹사이트가 검색 결과에 더 잘 보이도록 최적화하는 ‘검색 엔진 최적화’를 말하는 SEO △‘full time equivalent'의 약칭으로 회사 직원이 풀타임으로 일한 총 시간 수를 나타내는 ’풀타임 등가물‘을 뜻하는 FTE △'absent without leave'의 약자로 무단 결근을 뜻하는 AWOL △'in real life'의 준말로 ‘현실에서’ 또는 ‘현실 세계에서’라는 뜻의 IRL △'business-to-business', 즉 기업과 개인 소비자 간 거래가 아닌 기업 간 거래를 의미하는 B2B △아직 미정이라는 말인 ‘to be determined' 또는 'to be decided’의 약자 TBD △전례 없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널리 확산된 근무 방식인 재택근무(work from home)의 준말 WFH 등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