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는 추수감사절이 낀 11월 마지막 주 동반 상승세다. 뉴욕증시 월가의 유명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 스콧 베센트가 차기 정부의 경제 수장으로 지명된 소식이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장중 역대 최고 기록을 9거래일만에 다시 썼다.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전 거래일인 지난 22일, 2거래일 연속 동반 상승에 성공하며 주간 기준으로도 모두 상승 마감한 바 있다. 다우지수는 종가 기준 역대 최고 기록까지 경신했다. 기술주에 집중됐던 노출이 시장 곳곳의 경기 민감주로 이동하는 흐름 속에 전통적인 '선거 후 연말 랠리'에 시동이 걸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베센트는 1991년부터 2000년까지 헤지펀드계 거물이자 미국 민주당 '돈줄'인 조지 소로스의 소로스 펀드 매니지먼트에서 일했다. 그는 2011년 소로스 펀드에 재합류, 최고투자책임자(CIO)를 지내고 2015년 키 스퀘어 그룹을 창업했다. 2015년까지는 민주당 후원자였으나, 2016년부터 트럼프 정책에 대한 지지를 표하고 2024 트럼프 대선 캠페인에서 경제 자문역을 맡았다.
메이시스는 당초 이날 개장에 앞서 3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회계 관련 문제가 확인돼 매출만 우선 공개하고 3분기 순이익과 4분기 및 연간 가이던스가 포함된 전체 실적은 내달 11일에 발표하기로 하면서 주가가 뒷걸음쳤다. 현재 강력한 구조조정을 겪고 있는 메이시스의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4% 감소한 47억4천만달러로 집계됐다. 고급 로션·비누·향수 등을 판매하는 소매 체인 배스 앤드 바디 웍스(Bath and Body Works)는 시장 예상치를 넘어선 3분기 실적에 힘입어 주가가 무려 18% 이상 뛰었다.
미국 개인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금융 거래 플랫폼 로빈후드는 월가 분석가들이 잇따라 '트럼프 2기 수혜주'로 평가하면서 연일 고공행진하고 있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로빈후드 투자등급을 '동일 비중'에서 '비중 확대'로 상향 조정하면서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로빈후드 주가는 최근 한달새 40% 이상 급등했다. 대형 기술주 그룹 '매그니피센트 7' 가운데 애플·알파벳(구글 모기업)·아마존·메타(페이스북 모기업)는 상승세,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테슬라는 부진하다. 보합세로 장을 열었다.
뉴욕증시는 28일 추수감사절 휴장, 29일 조기 폐장한다. 2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11월 의사록이 공개된다. 27일에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선호하는 물가지표,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10월 수치가 발표될 예정이어서 금리 향방에 대한 관심도 높다. 시카고파생상품거래소그룹(CME Group)의 페드워치(FedWatch) 툴에 따르면 개장 후 1시간여 지난 현재 연준이 오는 12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25bp(1bp=0.01%) 추가 인하할 확률은 55.9%, 현 수준(4.50~4.75%)에서 동결할 확률은 44.1%로 반영됐다.
유럽증시도 동반 상승세다. 독일 DAX지수는 0.40%, 영국 FTSE지수는 0.44%, 범유럽지수 STOXX600은 0.08% 각각 상승했다. 국제 유가는 내림세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경제정책을 이끌 재무장관에 헤지펀드 '키스퀘어 그룹' 창업자인 스콧 베센트가 발탁됐다. 그는 반도체 생산보조금 지급에 대해 '자원 배분의 왜곡' '파멸의 기계'라고 비판한 대표적인 인플레이션감축법(IRA) 개혁론자다. 앞서 상무장관으로 지명된 하워드 러트닉(63)과 함께 정부 보조금 철폐, 관세 부과 등 '마가(MAGA)' 정책을 밀어붙일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베센트를 재무장관에 공식 지명하면서 "세계 최고의 경제, 혁신과 기업가정신의 중심지, 자본의 목적지로서 미국의 입지를 강화하는 동시에 의심의 여지가 없이 미국 달러를 세계 기축통화로 유지하면서 새로운 황금기를 여는 것을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은 또 브룩 롤린스 미국우선주의연구소(AFPI) 대표(52)를 농림부 장관에 지명하며 주요 내각 인선을 사실상 마무리 지었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