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이번달 통화정책 회의에서 연준 위원들은 향후 금리인하를 신중히 할 필요가 있다는 데 대체로 동의한 것으로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드러났다. 금리인하를 기대해왔던 뉴욕증시로서는 악재이다. 뉴욕증시 비트코인 리플 이더리움 에서 일었던 베센트 랠리도 흔들리고 있다.
27일 뉴욕증시에 따르면 FOMC 의사록은 "참석 위원들은 지표가 예상대로 나오고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으로 2%로 둔화되며 경제가 완전 고용에 가까운 상태를 유지한다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진적으로 중립적인 정책 입장으로 나아가는 게 적절하다고 예상했다"라고 밝혔다. 그에 앞서 연준은 지난 7일 FOMC 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4.50∼4.75%로 0.25%포인트 인하(스몰컷)했다. 당시 참석 위원들은 금리 인하 결정과 함께 향후 추가 인하 속도와 관련해 신중한 접근에 공감대를 표했던 것이다.
연준 의사록은 연준 이사와 각 지역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로 구성된 19명의 FOMC 구성원 중 표결권을 가진 12명의 위원 외에 표결권을 가지지 않은 구성원들의 발언도 함께 수록한다. 연준 의사록은 "많은 참석자들은 중립금리의 수준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통화정책 긴축 수준의 평가를 복잡하게 했으며, 점진적인 정책 완화를 적절하게 만들었다고 언급했다"라고 소개했다. 현재 미국의 경기가 좋은 상황에서 연준이 얼마나 센 강도로 돈줄을 죄고 있는지 가늠하기가 어렵다 보니 '금리를 천천히 내리자'라는 데 대체로 의견이 일치된 것으로 풀이될 수 있는 대목이다. 중립금리란 인플레이션을 가속하지 않으면서도 고용을 극대화할 수 있는 실질 금리 수준을 말한다.
뉴욕증시에서는 미국의 대규모 재정적자와 정부 보조금에 따른 친환경 부문 투자 증가로 미국의 중립금리가 올랐으며, 이에 따라 현 기준금리 수준이 경제 상황을 제약할 정도로 긴축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 바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최근 공개석상에서 금리 인하 신중론을 내비쳐 시장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은 바 있다. 앞서 파월 의장은 지난 14일 텍사스 댈러스에서 열린 행사에서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 "미국 경제가 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있다는 어떤 신호도 보내고 있지 않다"라고 밝혔다.
뉴욕증시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11월 의사록 공개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관세 엄포'를 소화하며 혼조세다.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전날, 3거래일 연속 동반 상승 기록으로 마감한 바 있다. 월가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 스콧 베센트가 트럼프 2기 재무장관으로 지명된 소식에 시장이 반색했다. 투자자들은 매크로 투자자 출신 베센트가 금융시장을 옹호하면서 트럼프 관세정책을 상대적으로 온건하게 추진할 것이란 기대를 보였다. 다우지수는 장중 역대 최고 기록을 9거래일 만에 갈아치우고, 이틀 연속 최고 마감 기록까지 새로 썼다. S&P500지수도 9거래일 만에 역대 최고 마감 기록을 경신했다.
트럼프는 전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미국이 당면한 마약·불법이민자 유입 문제를 지적하면서 "내년 1월 취임 직후 행정명령을 통해 국경을 접한 멕시코·캐나다에서 들어오는 모든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에 대해서는 기존 관세에 10%를 추가하겠다"고 공표했다. 관세에 취약한 자동차 기업들의 주가는 하락세를 보였다. 미국 3대 자동차 기업 제너럴 모터스(GM)와 포드 그리고 스텔란티스가 밀렸다. 전기차 선두주자 테슬라와 전기차 후발주자 리비안은 상승했다.
대형 생명공학 제약기업 암젠의 주가 급락했다. 암젠은 비만 치료제 마리타이드의 임상 2상 시험 결과가 전문가 기대에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나 주가가 급락했다. 시가총액이 큰 암젠의 급락은 다우지수를 끌어내렸다. 이날 대형 기술주 그룹 '매그니피센트 7'에 속한 엔비디아·마이크로소프트·애플·알파벳(구글 모기업)·테슬라·아마존·메타(페이스북 모기업) 7종목 모두 상승세로 장을 열었다.
시카고파생상품거래소그룹(CME Group)의 페드워치(FedWatch) 툴에 따르면 연준이 오는 12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25bp(1bp=0.01%) 추가 인하할 확률은 52.7%, 현 수준(4.50~4.75%)에서 동결할 확률은 47.3%로 반영됐다. 유럽증시는 동반 하락세다. 독일 DAX지수는 0.67, 영국 FTSE지수는 0.50%, 범유럽지수 STOXX600은 0.70% 각각 떨어졌다. 국제 유가는 하락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5일(현지시간) 캐나다와 멕시코, 중국을 겨냥한 새로운 '관세 폭탄'을 예고했다.이는 트럼프 당선인의 대선 때의 관세 공약과는 별개의 내용으로, 취임 직후부터 강력한 보호무역 정책으로 '미국 우선주의'를 신속히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내년 1월 20일 취임 당일에 중국에 추가 관세에 더해 10%의 관세를 더 부과하고, 멕시코와 캐나다에는 각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좀비 마약'으로 불리는 펜타닐 문제를 거론하면서 "이 관세는 특히 펜타닐 등 마약과 불법 외국인들의 미국 침략이 멈출 때까지 유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선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해 "수천 명의 사람들이 멕시코와 캐나다를 통해 쏟아져 들어오면서 범죄와 마약이 전례 없는 수준으로 유입되고 있다"면서 "나는 (내년) 1월 20일 내 첫 행정명령 중 하나로 멕시코와 캐나다로부터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기 위해 필요한 서류에 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은 중국에 대해서도 "나는 펜타닐을 비롯해 상당한 양의 마약이 미국으로 유입되는 것과 관련해 많은 대화를 나눴지만 소용이 없었다"면서 "중국 정부 대표들은 내게 마약 밀매 적발시 최고형인 사형에 처할 것이라고 했으나 안타깝게도 그들은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마약은 주로 멕시코를 통해서 전례 없는 수준으로 미국으로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면서 "이런 행위가 중단될 때까지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제품에 대해 어떤 추가 관세에 더해 10%의 관세를 더 부과할 것(additional 10% Tariff, above any additional Tariffs)"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트럼프 당선인이 발표한 방침은 대선 당시에 공약으로 언급되지 않았던 내용이다. 그는 대선 때 모든 수입품에 10~20%의 보편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에 대해 6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지만, 멕시코와 캐나다를 대상으로 한 25%의 관세를 구체적으로 언급한 적은 없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