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국가들은 멕시코나 유럽과 달리 트럼프 당선자의 관세 정책 추진 논의에 관해 중국을 제외하곤 겉으로 크게 반응하고 있지 않지만 속으로는 노심초사하고 있다.
중국, 일본, 한국, 베트남
CNN은 27일(현지시각) 미 상무부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대미 수출 상위 10개국 가운데 6개국이 아시아 국가들이었다고 보도했다.
1위는 4750억 달러를 수출한 멕시코였고, 2위가 4270억 달러의 중국이었다.
캐나다는 4190억 달러를 수출해 3위를 기록했다.
트럼프는 25일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내년 1월 20일 대통령에 취임하자마자 멕시코와 캐나다 수입품에 25% 관세를 물리고, 중국 수입품에는 10% 관세를 더하겠다고 밝혔다.
연간 대미 수출 규모가 4000억 달러가 넘는 세 나라를 본보기로 삼은 셈이다.
이들 3개국을 제외하고 나면 상위 10개국에 포함돼 있는 나라들의 대미 수출 규모는 상대적으로 왜소해 보일 정도로 작다.
독일이 1590억 달러, 일본이 1470억 달러를 기록했고, 한국은 1160억 달러로 1140억 달러를 수출한 베트남을 소폭 앞질렀다.
대만은 880억 달러, 인도가 840억 달러였고, 아일랜드가 820억 달러어치를 미국에 수출해 10위를 기록했다.
높은 대미 수출 비중
절대 금액으로는 상위 10위 권에 올라 있는 아시아 국가들의 대미 수출이 중국을 제외하면 상대적으로 작아 보이는 탓에 트럼프 관세 충격이 실제로 크지 않을지 모른다는 기대로 이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들이 미국과 수출에서 상당한 흑자를 내고 있는 데다 이들의 전체 수출에서 대미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점이 문제다.
중국은 외국을 경유해 미국에 수출하는 경우도 상당해 대미 수출액이 총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4.8%로 비교적 낮았다.
반면 일본은 20.2%, 한국은 18.4%로 높았다.
베트남은 비록 대미 수출이 7위였지만 베트남 전체 수출에서 대미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7.4%로 한중일과 비교해 높았다.
트럼프 관세가 아시아, 특히 중국의 대미 수출 기지로 부상하고 있는 베트남을 겨냥할 경우 아시아 국가들은 상당한 충격을 받을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다.
대만과 인도 역시 대미 수출 비중이 각각 17.6%에 이르러 작지 않았다.
아시아 국가들 가운데 대미 수출 비중이 10%를 밑도는 곳은 싱가포르(9.5%)와 인도네시아(9%) 정도였다.
중국 고관세 반사 이익(?)
트럼프가 추진할 관세 정책이 아시아 국가들에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가장 큰 충격이 미칠 곳은 역시 중국이다.
트럼프는 중국에서 수입하는 제품에는 60% 관세를 물리겠다고 벼르고 있다.
중국은 트럼프 1기 집권 시기 무역전쟁의 주된 표적이었다.
관세가 미 무역적자를 줄이는 데 어느 정도 효과도 있었다.
트럼프가 중국에 대대적인 관세를 물리고, 조 바이든 행정부도 이 관세를 유지함에 따라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는 지난해 14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낮아졌다.
그 반사 이익은 베트남, 한국 등의 몫이었다. 미국이 중국 수입을 줄이고 대신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서 수입을 늘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에도 이런 반사이익을 통해 관세 충격 일부를 완화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미국이 당장 공산품 전부를 국산화할 수는 없기 때문에 중국에서 수입을 줄이려면 아시아 산업 국가들에서 수입을 늘려야 하지만 이들 제품에도 높은 관세를 매기면 예전만큼의 충격 완화 효과를 기대할 수는 없다.
트럼프가 베트남, 일본, 한국 등 다른 아시아 국가들을 눈여겨볼 가능성도 있다.
여전히 중국이 올 들어 9월까지도 미국과 무역에서 가장 많은 흑자를 내는 나라이기는 했지만 베트남 등도 상당한 흑자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베트남은 멕시코에 이어 대미 무역흑자 순위가 세 번 째였고, 일본, 한국 모두 상위 10개 대미 무역 흑자국이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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