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상무부가 27일(현지시각) 발표한 10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9월보다 더 오른 것으로 나타났고, 애틀랜타 연방은행이 집계하는 실시간 미 국내총생산(GDP)도 올 4분기 미 경제가 2.7% 성장해 지난 19일까지 예상됐던 2.6%를 웃 돌 것으로 조사됐다.
성장률 상승
애틀랜타 연방은행은 27일 현재 추산으로 미 4분기 성장률이 2.7%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19일 예상됐던 2.6%보다 더 높아진다는 것이다.
애틀랜타 연방은행은 아울러 이날 오전 상무부가 공개한 10월 개인소비지출(PCE)과 개인소득을 감안할 때 4분기 실질 개인소비지출 증가율 역시 당초 예상했던 2.8%를 웃도는 3.0%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소비자들의 씀씀이가 높은 인플레이션 속에 줄어드는 듯하다가 다시 늘고 있다는 것이다.
내수를 기반으로 한 미 경제에서 소비는 GDP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요소다. 소비가 늘면 경제도 성장한다.
물가 상승
소비자들의 씀씀이가 줄지 않는 가운데 인플레이션은 다시 오름세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인플레이션 기준으로 삼는 PCE 물가지수는 10월에 다시 올랐다.
전년 동월 비 상승률이 7월 2.5%에서 8월 2.3%로 떨어졌고, 9월에는 2.1%로 더 낮아졌지만 10월에는 다시 2.3%로 반등했다.
월별 변동성이 높은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해 연준이 더 신뢰하는 물가지표인 PCE 근원물가지수는 전년동월비 상승률이 9월 2.7%에서 10월 2.8%로 높아졌다.
2.8%는 연준이 목표로 하는 2%와 크게 차이가 나는 수준이다.
알리안츠 트레이드 노스 아메리카 선임 이코노미스트 댄 노스는 CNN에 “2.8%에서 2%로 가는 것은 먼 길”이라면서 “(특히 연준이 목표로 하는) 2%는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무기한 2% 이하를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꾸준하게 2% 이하에서 움직이기를 지금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너드월렛 엘리자베스 렌터 선임 이코노미스트도 “크게 보면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위험 요소”라면서 “이 점에는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신용평가사 피치의 올루 소놀라 미 경제 리서치 책임자는 분석 노트에서 "올해 초 목도한 디스인플레이션(인플레이션 하강) 흐름은 사실상 정체됐다”면서 “내년에는 인플레이션이 요동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소놀라는 연준이 12월에는 0.25%포인트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서기는 하겠지만 내년에는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금리 인하가 매우 더딜 것이라고 비관했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 그룹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선물 투자자들은 PCE 10월 물가지수가 예상을 벗어나지 않음에 따라 다음달 17~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기준 금리를 0.25%포인트추가 인하할 확률이 더 높아졌다고 판단하고 있다. 지금보다 0.25%포인트 낮은 4.25~4.5%로 낮출 확률을 하루 전 59.4%에서 이날 70.0%로 끌어올렸다.
전날 40.6%였던 동결 예상은 30.0%로 낮아졌다.
인플레이션 압력 고조
시장에서는 내년에 연준이 기준 금리를 0.25%포인트씩 세 차례에 모두 0.75%포인트 더 낮출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시간이 갈수록 기대는 낮아지고 있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고조될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감세와 규제완화를 내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5일 대선에서 승리한 뒤 소비자들의 소비 심리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소비자들의 씀씀이는 예상과 달리 탄탄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이날 확인됐다. 나아가 트럼프 당선자의 전방위적인 관세, 불법 이민자 추방 약속이 미 인플레이션을 다시 자극할 것이란 우려가 높다.
이코노미스트들은 트럼프가 지난 25일 밝힌 것처럼 내년 1월 20일 취임하면서 멕시코와 캐나다 제품에 25% 관세를 물리고, 중국 제품 관세율은 10%포인트 높이면 미 인플레이션이 뛸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 계획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이코노미스트들은 이럴 경우 PCE 물가지수가 최소 0.5%, 많게는 1.1%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 경제가 중장기적으로는 무역전쟁 와중에 성장은 침체되고, 물가는 뛰는 스태그플레이션으로 갈 수도 있지만 적어도 단기로는 트럼프 효과에 따른 인플레이션과, 경제 성장이라는 '노랜딩' 흐름을 탈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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