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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루블화 폭락, 중앙은행 금리 인상 압력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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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루블화 폭락, 중앙은행 금리 인상 압력 커져

20일 러시아 모스크바 중심부의 성 바실리 대성당 앞에 러시아 루블 동전이 보인다. 사진=AF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20일 러시아 모스크바 중심부의 성 바실리 대성당 앞에 러시아 루블 동전이 보인다. 사진=AFP/연합뉴스
최근 러시아 루블화 가치가 폭락하면서 러시아 중앙은행(CBR)이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압력이 커지고 있다고 주요 외신들이 보도했다. 러시아의 기준금리는 현재 연 21%다.

블룸버그 통신 등은 28일(현지시각) 러시아 중앙은행 자료를 인용해 루블화가 미국이 약 50개 러시아 은행을 제재한 지난 21일 이후 달러와 위안화 대비 8% 가까이 하락했다고 보도했다.
루블화는 전날 거래에서는 달러 대비 114루블까지 하락하면서 2022년 3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러시아 외환 당국이 루블화 급락을 방어하기 위해 이번 주 외환시장에 개입한 것으로 추정되면서 루블화는 이날 소폭 반등했지만, 여전히 하락 압력에 직면해 있다.
전날 루블화 가치를 방어하기 위해 개입에 나선 러시아 중앙은행은 금융시장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올해 말까지 자국 외환시장에서 외화 매입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연방중앙은행(CBR) 청사에 러시아 국기가 휘날리고 있다. 사진=러시아연방중안은행(CBR)이미지 확대보기
러시아 연방중앙은행(CBR) 청사에 러시아 국기가 휘날리고 있다. 사진=러시아연방중안은행(CBR)

중앙은행은 또한 인플레이션을 내년에 목표치인 4%로 되돌리기 위해 현재 21%인 기준금리를 필요한 수준까지 추가로 인상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이에 따라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25%까지 올릴 수 있다고 예상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지난달에도 기준금리 인상에 나섰지만, 10월 러시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8.5%를 기록하는 등 목표치의 두 배 이상에 이르렀다. 특히 버터와 감자와 같은 기본 식료품 가격은 지난 1년 동안 급등했다.

시장에서는 중앙은행이 경기 침체 위험을 높이더라고 금리를 추가로 인상할지 혹은 추가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을 그대로 받아들일지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는 분석과 함께 당국이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루블화는 연초 이후 달러 대비 19% 급락하며 신흥국 통화 중 최약체 흐름을 보였다.

미국이 러시아와 거래하는 금융기관에 대해 2차 제재를 가하겠다고 위협한 2023년 말부터 러시아 수출입업체들은 국제 결제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제재는 대외 무역 거래에 있어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수출업체의 외환 유동성 사정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블루베이 자산운용의 티머시 애쉬는 CNBC에 루블화 가치가 "자유낙하 중"이라고 언급하며 "러시아에서 외환위기가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애쉬는 "루블화 약세는 인플레이션을 더 높게 치솟게 하고 이에 대응한 중앙은행의 정책 금리 인상 및 결과적으로 더 낮은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러시아의 지난달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가중되고 있는 만큼 내달 추가 금리 인상에 무게를 두고 있다.

카자흐스탄 프리덤 파이낸스 글로벌의 나탈리아 밀차코바 애널리스트는 연말연시를 앞두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밀차코바 애널리스트는 “12월 기준금리 인상은 피할 수 없는 것이며 이전에 예상한 1%포인트 인상보다 최소 두 배 이상으로 인상 폭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루블화 약세가 인플레이션을 0.5~0.6%포인트 끌어올릴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 반면, 러시아에서 두 번째로 큰 은행인 VTB는 루블화 약세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 가중 효과가 5배 더 클 것으로 추정했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VTB의 드미트리 피아노프 제1 부회장은 최근 서방의 제재 사태가 “강력한 인플레이션 요인이며 향후 기준금리 궤도 수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