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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기업들, 트럼프 환심사기 백태...안티워크·DEI 청산·토큰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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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기업들, 트럼프 환심사기 백태...안티워크·DEI 청산·토큰 투자

내년 1월 20일 정부 출범 몇주 사이가 골든 타임 판단

미국 기업 측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환심을 사려고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미국 최대 소매업체 월마트는 최근 사업장 내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기조를 철회했다. 사진=A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기업 측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환심을 사려고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미국 최대 소매업체 월마트는 최근 사업장 내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기조를 철회했다. 사진=AP/연합뉴스
미국 기업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관심을 끌어 그의 정책에 영향을 미치려고 안티워크(anti-woke) 운동에 앞장서는 등 ‘기이한’ 방법을 총동원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WSJ)이 3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미 기업들은 특히 내년 1월 20일 차기 정부 출범을 앞둔 몇 주 사이가 트럼프 2.0시대 아젠다 설정에 결정적인 시기라고 보고, 총력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고 WSJ이 전했다.

일부 미국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은 트럼프 당선인이 지난 6월과 10월 에 출연했던 보수 우파 성향의 조 로건 팟캐스트에 나가 트럼프 당선인의 관심을 끌려고 한다. 또 일부 기업들이 트럼프 가족이 참여한 가상화폐를 사들이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 유세에서 암호화폐 대통령’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차기 정부 최고 실세로 꼽히는 트럼프 당선인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차남 에릭은 이미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이라는 자체 가상화폐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일부 기업인들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함께 정부효율부 공동 수장으로 지명된 비벡 라마스와미에게 이메일을 보내 정부 예산 감축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있다. 라마스와미는 최근에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반도체 법에 따른 낭비적인 보조금이 1월 20일을 앞두고 신속하게 지출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 바이든 정부는 트럼프 정부가 이런 법 시행을 중단하지 못하도록 임기 종료 전에 보조금 지급을 완료하려고 한다. 라마스와미는 자신의 메일 박스와 쪽지창에 나이아가라 폭포처럼 수많은 제안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WSJ에 따르면 미국 일부 기업들은 자사 웹사이트에서 민주당 정책을 지지하는 듯한 내용을 서둘러 삭제하고, 그 대신 일자리 창출 등 공화당이 내세운 구호를 올리고 있다.
미국의 주요 기업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 정부가 대대적으로 추진하는 수입품에 대한 관세 적용 예외를 인정받으려 대대적인 로비전을 전개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자기에게 우호적인 기업에는 관세 적용 예외를 인정해 주고, 적대적인 기업에는 관세를 중과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경제계의 판단이다. 미국 기업들은 트럼프 당선인 정부의 결정에 영향을 미치려고, 로펌이나 전문 로비 업체를 동원해 로비 활동을 하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NYT)가 전했다.

미국 최대 소매업체 월마트가 사업장 내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기조를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월마트트럼프 당선인이 미국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해 온 ‘워크(woke) 문화’를 청산하겠다고 공언한 뒤 이런 결정을 했다. 월마트는 앞으로 공급업체 계약에서 인종·성별 차이를 배려하지 않을 것이며 웹사이트에서 일부 성소수자 관련 상품을 삭제하는 등 일부 DEI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또 직원 대상 인종 평등 교육의 축소, 성소수자 옹호 단체에 대한 지원 중단을 고려하고 있다고 월마트가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는 진보적 가치를 뿌리 뽑으려는 '반(反)워크'(Anti-Woke) 경제에 올인할 것이라고 선언했었다. 트럼프 주니어는 보수적 가치를 지지하는 '1789 캐피털'에 파트너로 합류한다. '1789 캐피털'은 보수 성향 미국인에게 인기 있는 회사와 제품에 중점적으로 자금을 대준다.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의 CEO 마크 저커버그가 수년간 불편한 관계였던 트럼프 당선인과 직접 만나는 데 성공했다. 그는 지난 26일 플로리다 마러라고에서 트럼프 당선인을 만났다. 메타는 트럼프 당선인이 저커버그를 저녁 식사초대하고, 차기 행정부에서 일할 측근 인사들을 소개해 주었다며 "저커버그는 트럼프 당선인에게 감사한 마음을 지니고 있다"고 밝혔다.

WSJ은 역대 대통령이나 당선인과는 달리 기업인들이 트럼프 당선인과 접촉하기가 쉽다고 지적했다. 기업인들이 트럼프 당선인 측근에게 연락하고, 트럼프가 그 기업인을 알고 있으면 면담이 성사될 수 있다고 이 매체가 전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