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2기 트럼프 행정부가 정식 출범하기도 전에 벌써부터 이같은 전망을 뒷받침하는 조짐이 확인되고 있다.
◇ 2기 트럼프에 대한 우려로 미국 유학 포기 증가 가능성
포브스에 따르면 첫 번째 조짐은 그동안 트럼프가 고수해온 반이민 정책이 2기 트럼프 정부에서 더 높은 강도로 시행될 가능성이 크다는 예상이 지배적인 가운데 미국 유학을 생각했던 외국인 가운데 생각을 다시 하는 흐름이 생겨나고 있다는 것.
이는 글로벌 교육관련 자문업체인 키스톤에듀케이션그룹이 최근 펴낸 자료에서 쉽게 확인된다.
키스톤에듀케이션그룹이 최근 미국 유학 계획이 있는 유럽연합(EU) 회원국 학생 600명을 대상으로 최근 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자의 58%가 트럼프의 백악관 재입성으로 미국에 유학 가는 문제를 다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키스톤에듀케이션그룹이 EU 회원국 이외의 나라 학생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응답자의 42%가 트럼프가 승리한 미국 대선 이전에 비해 미국에 유학 가고 싶은 마음이 줄었다고 답했다. 또 응답자의 41%는 트럼프의 재선에 영향을 받아 미국에 유학 가는 문제를 아직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포브스는 “이같은 조사 결과가 실제 미국 유학 감소로 이어질지는 지켜볼 일이지만 적어도 트럼프의 재집권에 대한 두려움은 외국 학생들 사이에 많이 퍼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포브스에 따르면 훗날 다시 회복되긴 했으나 실제로 트럼프가 처음으로 미국 대통령으로 선출된 지난 2016년의 경우 미국에 유학 온 외국 학생의 규모가 12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한 바 있다.
◇ 해외 유학 떠나는 미국 학생 증가 추세
두 번째 조짐은 미국 학생들 가운데 해외 유학을 가는 사례가 지난달 5일 대선이 끝난 직후 크게 늘어나는 새로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이 역시 2기 트럼프에 대한 반감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글로벌 교육정보 제공업체 스터디포털스가 최근 미국 학생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11·5 대선 직후 외국 유학 관련 문의가 선거 이전보다 5배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스터디포털스는 “그 이후 관련 문의가 다소 줄어들긴 했으나 외국 대학에서 학사와 석사 학위를 취득하기 위한 유학 관련 문의가 평소 대비 20~30% 증가했다”고 밝혔다.
에드윈 밴 레스트 스터디포털스 최고경영자(CEO)는 “이같은 현상은 전례가 없어 처음 접하는 경우”라면서 “1기 트럼프 행정부 시절에서 비슷한 현상이 있었지만 이 정도로 도드라지진 않았다”고 밝혔다.
◇ 플로리다주립대의 교환학생 프로그램 중단 사례
세 번째는 2기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면 미국 대학계 스스로 미국과 외국학생 간 교류 프로그램을 전체적으로 손질하고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것.
포브스는 “대선 직후 미국에 유학 오려는 외국 학생이 줄어들거나 미국 학생이 외국으로 나가는 사례가 줄어드는 문제가 진정되더라도 2기 트럼프 정부가 출범하고 나면 외국 유학 생 관련 제도를 유학 장벽을 높이는 방향으로 손질하고 나서는 대학들이 다수 생겨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포브스는 플로리다주립대가 중국, 러시아, 이란, 북한, 쿠바, 베네수엘라, 시리아 등 7개국의 대학과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중단하겠다고 11·5 대선 직후 밝힌 것이 비근한 사례라고 지적했다. 이들 나라는 플로리다주 의회가 지난해 통과시킨 새 법률에 따라 해당 국가 기업의 진출을 금한 바 있다.
플로리다주는 트럼프 당선자의 자택이 있는 곳이자 과거에는 민주당이 우세한 지역으로 꼽혔으나 최근 들어 공화당의 지지 기반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알려진 지역이다.
포브스는 “플로리다주립대의 이같은 조치가 미국 내 다른 대학에도 확산될 경우 외국인의 유학 판도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