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가 이 법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자 호주 총리가 정면으로 맞서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다.
◇ 앨버니지 호주 총리 “의회 통과한 정당한 법률, 불만 있으면 만나서 얘기하자”
1일(이하 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이날 호주 공영 ABC방송에 출연한 자리에서 “일론 머스크는 소셜미디어 트위터(X의 전신)를 인수해 경영하는 입장에서 나름의 의제를 밀어붙이는 것 같고 그럴 자유도 있다고 본다”면서 “우리가 시행할 예정인 소셜미디어 금지법에 대한 대화를 머스크와 직접 나눌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앨버니지 총리는 “우리가 이 법을 시행하겠다는 뜻은 확고하다”면서 “호주 의회도 압도적인 찬성표로 이 법을 통과시켰다”며 이같이 밝혔다.
머스크가 호주 정부의 행보에 비판적인 입장을 피력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호주 정부 입장에서는 의회의 협력 아래 정당하고 적법하게 이 법을 제정했으므로 머스크와 대화를 나누는데 주저할 일이 전혀 없으니 직접 만나 대화를 해보자는 뜻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호주 상원은 16세 미만 청소년의 소셜미디어 이용을 오는 2016년부터 전면 금지하는 내용의 법안을 찬성 34표, 반대 19표로 지난달 28일 통과시켜 법안을 최종 확정시켰다. 호주 하원에서도 찬성 102표, 반대 13표로 가결시킨 바 있다.
이 법을 위반하는 소셜미디어 플랫폼에 대해서는 최대 4950만 호주달러(약 450억 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 머스크 “소셜미디어 금지법, 호주 국민 인터넷 접근 막으려는 불순한 의도”
내년 1월 출범하는 2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서 정부효율부 수장으로 연방정부에 대한 고강도 개혁 작업을 맡을 예정인 머스크는 지난달 21일 X에 올린 글에서 호주의 소셜미디어 금지법 제정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지난 2022년 X를 인수한 이래 ‘표현의 자유 전도사’를 자처해왔으나 X를 가짜뉴스의 소굴로 전락시켰다는 비판도 받고 있는 그는 이 트윗에서 “호주 국민이 인터넷을 사용하는 것을 은밀하게 규제하기 위한 술수로 보인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머스크와 호주 정부의 불편한 관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어서 두 사람은 앞으로 더 거센 설전을 교환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머스크가 지난 9월 중도좌파 노동당 출신의 앨버니지 총리가 이끌고 있는 호주 정부를 “파시스트 정권”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하자 앨버니지 총리도 “머스크는 법위에 군림한다고 생각하는 오만한 억만장자”라고 역비난한 바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