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거래는 약 10억 달러 규모로 알려졌으며, 미시간 주정부 보조금과 연방정부의 25억 달러 대출이 투입된 대형 프로젝트의 소유권 변화를 의미한다. 주목할 점은 GM이 공장 매각과 동시에 LG와의 14년 협력관계를 한층 강화한다는 점이다.
현재 전기차 시장은 테슬라의 공격적 가격 인하와 중국 업체들의 시장 진출로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GM의 이번 결정은 대규모 설비투자 부담을 줄이면서도 핵심 기술력은 유지하려는 균형잡힌 전략으로 해석된다. 특히 GM은 현재 오하이오주 워렌과 테네시주 스프링힐의 얼티엄셀스 공장에서 생산되는 배터리를 쉐보레 실버라도 EV, GMC 시에라 EV, 캐딜락 리릭 등 주요 전기차 모델에 공급하고 있다.
양사의 기술 협력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GM은 배터리 셀 비용을 kWh당 100달러 이하로 낮추고 1회 충전 주행거리를 800km 이상으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실리콘·리튬금속 음극재 활용, 전고체 배터리 개발, 건식 전극 공정 연구 등을 추진 중이다. 또한 코발트 함량을 줄인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배터리 개발을 통해 원가 절감도 도모하고 있다.
이번 협력 강화는 글로벌 배터리 산업에도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전통적 자동차 제조사들의 수직계열화 전략이 선택적 협력 모델로 진화하는 가운데, 배터리 제조사들의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한국 배터리 업체들의 기술력과 생산능력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지면서,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2025년 트럼프 재집권 시 예상되는 변화도 주목된다. 미국 우선주의 정책 강화로 인해 배터리 생산의 자국화 압박이 거세질 것으로 보이나, 글로벌 친환경 흐름은 지속될 전망이다. GM은 내연기관 차량 생산을 유지하면서도 전기차 개발을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배터리 기업들은 현지화 가속화와 기술 경쟁력 강화를 통해 이에 대응할 것으로 보이며, 특히 IRA(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따른 세제 혜택을 활용해 미국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