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금리 결정 만큼이나 뉴욕증시와 전세계 시장이 주시하고 있는 것은 19일 일본은행(BOJ)의 금리 인상 여부다. 미국은 금리를 내리고 일본이 올리면 양국간 금리 격차가 좁혀져 남은 엔캐리 트레이드의 이동 등 글로벌 자본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최근 조사에서 일본 시장 참여자의 90% 이상은 BOJ가 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본 금융시장 중개업체인 우에다 야기 단시가 150개 은행 증권사의 시장 참여자를 대상으로 12일부터 16일까지 조사한 결과이다. 이같은 여론조사와는 무관하게 금리의 정상화를 추구하고 있는 일본은행이 금리인상을 단행할 수도 있다.
최근에는 일본의 소비자 물가와 임금이 오름세로 움직이면서 금리를 인상할 가능서이 높다는 신호를 보내왔다. 일본의 소비자 물가는 최근 2%대 상승을 향해 움직이고 있다고 일본은행은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12월과 1월 사이에 일본의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한 예상이 많았다. 로이터에 따르면 BOJ는 해외의 위험 요인과 내년 일본내 임금의 추가 상승폭을 좀 더 파악하기 위해서 일단 12월에는 금리를 유지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CNBC가 16일에 24명의 일본 경제학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3명, 즉 54%는 BOJ가 기준 금리를 현행 0.25% 그대로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9명은 여전히 일본내 임금과 물가 상황을 감안해 기준금리를 소폭 올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예상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달러·원 환율 흐름과 관련 "더 이상 정치적인 프로세스에 충격이 없고, 경제정책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면 자연스럽게 내려갈 것 같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서 열린 긴급현안질의에서 정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달러·원 환율의 방향성을 묻자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면서도 이처럼 답했다. 그는 "다만 지금 엔화와 위안화가 압력을 받고 있고, 미국 경제정책에 따라 절상 압력, 달러 강세가 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그런 것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창용 총재는 정태호 의원이 '현재의 환율이 유지되거나 올라갈 경우 물가가 올라 금리인하에 장애가 될 수 있지 않느냐'고 묻자 이 총재는 "반드시 한쪽으로만 작용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미국의 통화정책 방향에 따라서 상반되는 이야기도 있다"고 했다. 원/달러 환율은 탄핵 불발 등 정치 리스크 확대 여파로 1,440원대를 위협했다가 1,430원대 중후반으로 후퇴했다. 이날 원화 가치 하락은 지난주 윤석열 대통령 탄핵 불발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가 한국 경제 전반에 악재가 될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국회 탄핵과각종 수사 상황이 긴박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이렇다 할 결론은 없어 불안이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형국이다.
골드만삭스는 달러가 "더 강하게 더 오래"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며 유로화와 위안화, 아시아와 유럽의 신흥시장 통화에 추가적인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골드만삭스의 글로벌 외환 책임자인 카마크샤 트리베디는 "아시아 저수익 통화가 우리가 예상하는 위안화 약세로 인한 파급 효과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부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내년 말 위안화 가치가 7.50위안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원화의 경우 이러한 요인에다 탄핵 사태 여파에 따른 불확실성까지 가중된 모습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무역 전쟁이 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원화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해온 가운데 정국 불안이라는 불확실성이 겹쳤다는 뜻이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