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이창용 긴급회동 "환율 방어 시장개입"
환율 발작으로 원화가치가 급락하면서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도 크게 요동칠 수 있다고 블룸버그 뉴스가 보도했다. 뉴욕증시 일각에서는 달러당 1500원 베팅도 나오고 있다. 미국 뉴욕증시의 메이저 언론인 블룸버그가 한국 원화가치의 급락과 한국 증시 코스피 스닥에서의 외국인 엑소더스를 경고하는 대형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경고를 대서특필하고 나섰다.
뉴욕증시의 메이저 대형은행이 "윤 대통령의 탄핵 표결 무산으로 한국 원화가치가 급락할 것"이라고 경고한 것을 블룸버그가 조명한 것이다.
원화가치 하락 전망은 코스피 코스닥에서 외국인 자금이탈 엑소더스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BofA 아다르쉬 신하 BoA 아시아 금리 및 외환 전략 공동 책임자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표결 불발로 9일 장이 열리면 원화 가치가 급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그는 "탄핵 실패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더 오래 지속될 것이기 때문”이라면서 “경기가 나빠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탄핵마저 불발해 원화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정치적 불안뿐만 아니라 경제의 펀더멘털도 원화에 하방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주말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4.1원 오른 1419.2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0.90원 상승한 1416.0원에 개장한 뒤 정국 불안이 고조되자 급등하며 1429.20원까지 치솟았다.
여당인 국민의 힘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저지에 성공했지만, 피로스(이겼으나 손해뿐인 승리)의 승리가 될 것이며,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 힘은 국제사회에서 더욱 고립될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도 나왔다. WSJ은 시카고 국제문제협의회의 한국 담당 연구원 칼 프리드호프를 인용, 이같이 전했다.
코스피는 지난주말 전 거래일 대비 13.69포인트(0.56%) 내린 2428.16에 장을 마감했다. 계엄 사태 이후 개인과 외국인의 동반 매도세에 사흘 연속 하락 마감했다. 금융권에선 탄핵 무산으로 정치 리스크 장기화에 대해 우려한다. 그나마 연기금 등 기관의 힘으로 버티고 있는 증시가 외국인과 개인의 팔자세가 지속될 경우 언제까지 버틸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원·달러환율 경우엔 금융권에서 1450원 수준까지 오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8일 "2025년 예산안이 내년 초부터 정상적으로 집행될 수 있도록 신속히 확정해 주시길 요청드린다"며 "경제안정을 이루고 대외 신뢰를 확보할 수 있도록 정부도 국회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발표한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제목의 관계부처 합동 성명에서 "경제 문제만큼은 여야와 관계없이 조속히 처리해 주실 것을 간곡히 호소드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최 부총리는 입법 현안과 관련해선 "국내 투자자를 보호하고 자본시장의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도 시급하다"며 "글로벌 반도체 전쟁에서 우리 기업들이 살아남기 위한 반도체특별법 논의도 더 이상 늦출 수 없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경제부총리인 제가 중심이 되어 경제팀이 총력을 다해 경제를 최대한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며 "무엇보다도 대외신인도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떠한 상황이 오더라도, 대외신인도에 한 치의 흔들림이 없도록 확고하게 지키겠다"며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컨트롤타워로 하면서 거시경제금융현안간담회 및 범부처 경제금융상황 점검 태스크포스(TF) 등 관계기관이 긴밀히 공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해외 투자자와도 적극 소통하겠다면서 "국제금융 협력 대사를 국제기구와 주요국에 파견하고, 해외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설명회도 개최하겠다"고 부연했다. 최 부총리는 "미국 신정부 출범 등에 따른 대외 불확실성에 대응하고 민생을 안정시켜야 한다"며 "우리 산업의 운명을 결정짓는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겠다"고도 밝혔다. 은행권의 소상공인 금융지원 방안, 취약계층 맞춤형 민생안정 지원방안도 조만간 마련하겠다고 예고했다. 최 부총리는 합동성명 발표에 이어 비공개 경제관계장관회의와 거시경제·금융현안간담회(일명 F4 회의)를 잇따라 개최했다.
재계에 따르면 지난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 대표 등 4대 그룹 총수와 윤석열 대통령의 회동이 예정돼 있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대미(對美) 산업 전략 대응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다. 3일 비상계엄 사태로 이 회동은 결국 무산됐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고관세와 대중(對中) 제재를 선언한 상황에서 민관이 함께 통상 리스크에 대비할 골든타임을 놓칠 것이란 비관론도 제기되고 있다.
한미 경제인들이 만나 ‘트럼프 2기’를 맞아 협력을 논의하기로 한 일정도 정국 불안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윤진식 한국무역협회장은 9일로 예정된 방미 일정을 연기했고, 그에 따라 무협과 미 싱크탱크 우드로윌슨센터가 개최하기로 한 세미나도 내년으로 밀렸다. 한국경제인협회와 미국상공회의소가 주관해 10일(현지 시간) 미 수도 워싱턴에서 열리는 ‘제35차 한미재계회의’에도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일부 네트워킹 행사 일정이 비상계엄 이후 재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