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지난주 미국의 비축유 재고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증가했다는 소식은 유가 상승 폭을 제한했다.
로이터 통신은 EU 의장국인 헝가리 발표를 인용해 EU 회원국 대사들이 우크라이나와의 전쟁과 관련해 러시아에 대한 15차 제재 패키지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그림자 함대’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G7(주요 7개국)이 러시아산 해상 원유에 부과한 배럴당 60달러의 가격 상한제를 우회해 러시아가 자국산 원유 공급을 지속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 선박들을 지칭한다.
WTI 가격은 EU의 제재 발표 이후 배럴당 1달러 넘게 상승했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러시아의 석유 거래에 대해 더 강력한 제재를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도 유가를 지지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가능한 조치에 대한 세부 사항은 아직 논의 중"이라며 "잠재적인 제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 이전에 시장을 긴축시키고 유가를 끌어올릴 수 있다"고 보도했다.
크렘린궁은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미국의 제재 강화 가능성에 대한 보도는 바이든 행정부가 미국과 러시아 관계에 어려운 유산을 남기고자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자료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의 휘발유와 정제유 재고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유가에 부담을 줬다.
또한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올해와 내년 원유 수요 증가 전망치를 다섯 달 연속으로 하향 조정했다. OPEC의 이번 수요 증가 전망치 하향 조정 폭은 사상 최대 규모다.
뉴욕 소재 어게인 캐피털의 존 킬더프 파트너는 "OPEC은 자신들이 직면한 현실을 직시하고 있다"면서 "이번 수요 증가 전망치 하향 조정은 OPEC이 2025년을 앞두고 시장 수급 균형을 맞추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