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현지시각) 블룸버그 통신이 20명의 전략가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유럽 증시의 벤치마크인 범유럽 스톡스600 지수는 내년 말에 535포인트로 마감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지난 11일 종가 대비 3% 가까이 높은 수치다.
스톡스600 지수는 올해 들어 8% 넘게 상승했지만, S&P500 지수 상승률인 27%에는 크게 못 미치는 수익률을 기록한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잠재적인 무역 관세 부과 가능성은 유럽 증시에 또 다른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
스테이트스트리트 글로벌 어드바이저스의 프레더릭 도다르드 자산 배분 책임자는 “유럽 기업들의 재무 상태가 건전하고 밸류에이션도 매력적”이라면서 “이는 내년 완만한 주가 상승 전망을 뒷받침한다”고 밝혔다.
그는 “그렇지만 정치적 불확실성과 미국 증시의 강력한 성과가 유럽 증시의 모멘텀 회복에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유럽 시장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씨티그룹과 도이체방크는 스톡스600 지수가 내년 말에 각각 10%와 13%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비교적 낙관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씨티그룹의 베아타 맨테이 애널리스트는 “컨센서스를 밑돌지만 견조한 기업 이익 성장률이 낙관적인 전망을 뒷받침한다”면서 “미국의 관세 위협에도 불구하고 이익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는 기업은 줄고 주식 밸류에이션이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UBS는 스톡스600 지수가 내년에 470으로 지금보다 10% 정도 하락할 것으로 예상해 가장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UBS의 게리 파울러 전략가는 “매출과 마진의 약화가 기업 실적을 5% 끌어내릴 것”이라며 중국 경제의 부진과 미국의 성장 둔화로 유럽 기업들이 계속 압박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설문 응답자들은 한편 영국의 FTSE100 지수는 내년에 약 5%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독일의 닥스(DAX)와 유럽 주요 기업으로 구성된 스톡스50 지수는 각각 약 1%와 3%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