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달러화가 13일(현지시각) 뉴욕 시장에서 굳건한 강세 기조를 이어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내년도 금리 인하 보폭이 둔화될 가능성에 매수 심리가 유지되면서 달러화는 한 달여 만에 최고의 주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지수는 한때 107까지 상승하며 주간 상승률이 1%에 육박했다.
전일 발표된 미국의 11월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이 월가 예상치를 웃돌면서 연준이 이달 금리 인하 이후 내년에는 금리 인하 속도를 늦출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렸다.
CME 그룹의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시장은 오는 17~18일 회의에서 연준이 25bp(0.25%포인트)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1월에는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약 78%로 반영했다.
스톤 엑스의 매트 웰러 시장 리서치 책임자는 로이터에 "내년 1분기 내내 연준이 금리를 일시적으로 동결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이후 연준이 정책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점진적인 금리 인하를 단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달 초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도 이달 금리 인하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지만, 후속 인하에 대해서는 "더 신중한 접근"을 강조한 바 있다.
달러화는 일본은행(BOJ)이 내주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수 있다는 보도 이후 엔화에 대해 특히 두드러진 상승세를 보였다.
달러화는 뉴욕 시장 후반 엔화 대비 0.7% 정도 상승한 153.70엔에 거래됐다. 달러화는 엔화 대비 5일 연속 상승하며 이번 주 2% 정도 올랐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일본은행이 이달 정책회의에서 금리를 인상할 확률이 16%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한 주 전의 64% 대비 금리 인상 기대감이 대폭 낮아진 수치다.
매체는 일본은행 관계자들이 과도한 인플레이션 상승 위험이 제한적이라고 평가하면서 1월 이후 금리 인상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달러화는 이날 주요 신흥국 통화에 대해서도 2주째 상승했다. 중국의 경기 부양책에 대해 투자자들이 실망감을 표출하면서 블룸버그 신흥국 통화 지수는 이번 주 0.2% 정도 하락했다.
달러화는 반면, 유로화에 대해서는 상승 기세가 주춤하며 소폭 하락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전일 기준금리를 25bp 인하했지만, ECB의 스탠스가 기대했던 만큼 비둘기파적이지 않았다는 시각에 유로화가 반등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0.26% 상승한 1.04945달러를 기록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