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디트닷컴이 2000여 명의 대상으로 벌인 조사에서도 약 3분의 1가량이 관세를 의식해 더 많은 물건을 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소비자가 사재기에 나서면 인플레이션이 올라갈 수 있다.
일부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다시 오르고 있는 이유 중의 하나로 관세를 의식한 사재기 현상을 꼽았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위협에 따라 내구재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유세에서 한국을 비롯한 모든 나라의 수입품에 10~20%의 ‘보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했다. 또 중국 수입품에는 60%의 고율 관세를 매기겠다고 그가 공약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이 발표한 11월 소비자 기대 조사(SCE) 결과에 따르면 향후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3.0%로 전달보다 0.1%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지수는 하락한 지 한 달 만에 반등했다. 3년과 5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2.6%와 2.9%로 0.1%포인트씩 올라갔다. 이것 역시 한 달 만에 다시 반등한 것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8일 미국 NBC 방송 인터뷰에서 한국의 삼성과 LG 등이 생산한 수입 세탁기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한 것이 자신의 업적이라고 자랑했다. 미국은 2018년 1월 삼성전자, LG전자 등이 제작한 수입 세탁기에 대해 120만 대 이하 물량에 20%, 그 이상 물량에 50% 관세를 물리는 세이프가드를 발동했다. WSJ은 “트럼프가 취한 조처로 세탁기와 건조기 가격이 10% 이상 올랐다”고 지적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