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美, '트럼프 관세'로 사재기 열풍...기대 인플레이션 상승세 반전

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비즈

공유
0

美, '트럼프 관세'로 사재기 열풍...기대 인플레이션 상승세 반전

내년부터 관세 부과로 가격 오르기 전에 내구재, 생필품 미리 사려고 해

미국 소비자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 정부가 출범하면 관세 부과로 제품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해 내구재와 생필품 사재기에 나섰다. 사진=A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소비자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 정부가 출범하면 관세 부과로 제품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해 내구재와 생필품 사재기에 나섰다. 사진=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정부 출범일이 다가오면서 수입품에 대한 관세 부과로 상품 가격이 오르기 전에 필요한 제품을 미리 사두는 사재기 열풍이 확산하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14일(현지시각) 미국인의 25%가량이 내년에 가격이 오르기 전에 지금이 주요 품목을 구매할 수 있는 적기로 여기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보도했다. 미국 소비자가 컴퓨터 부품, 진공청소기, 커피, 올리브유 등을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다고 WSJ이 미시간대 월간 조사 결과를 인용해 WSJ이 전했다. 이는 불과 1개월 사이에 10%가량이 증가한 것이다.

크레디트닷컴이 2000여 명의 대상으로 벌인 조사에서도 약 3분의 1가량이 관세를 의식해 더 많은 물건을 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소비자가 사재기에 나서면 인플레이션이 올라갈 수 있다.
실제로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최근 반등세를 보였다. 미국 노동부는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대비 2.7%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대비 2.6% 상승을 기록한 10월 CPI보다 소폭 오른 것이다. 전월 대비로는 0.3% 상승했다. 10월에는 전월 대비 0.2% 상승했었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대비 3.3%, 전월 대비 0.3% 상승했다.

일부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다시 오르고 있는 이유 중의 하나로 관세를 의식한 사재기 현상을 꼽았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위협에 따라 내구재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
진보 성향의 싱크탱크인 미국진보센터(CAP)는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정책이 시행되면 한 가계당 연간 1500달러가량 지출이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는 트럼프 당선인이 중국산 제품에 60%의 관세를 부과하면 2025년에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0.4%포인트 올라갈 것으로 추산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유세에서 한국을 비롯한 모든 나라의 수입품에 10~20%의 ‘보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했다. 또 중국 수입품에는 60%의 고율 관세를 매기겠다고 그가 공약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이 발표한 11월 소비자 기대 조사(SCE) 결과에 따르면 향후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3.0%로 전달보다 0.1%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지수는 하락한 지 한 달 만에 반등했다. 3년과 5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2.6%2.9%로 0.1%포인트씩 올라갔다. 이것 역시 한 달 만에 다시 반등한 것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8일 미국 NBC 방송 인터뷰에서 한국의 삼성과 LG 등이 생산한 수입 세탁기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한 것이 자신의 업적이라자랑했다. 미국은 2018년 1월 삼성전자, LG전자 등이 제작한 수입 세탁기에 대해 120만 대 이하 물량에 20%, 그 이상 물량에 50% 관세를 물리는 세이프가드를 발동했다. WSJ은 “트럼프가 취한 조처로 세탁기와 건조기 가격이 10% 이상 올랐다”고 지적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