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융시장이 기술주 주도의 강세장을 지속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이 2025년 글로벌 금융시장의 새로운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 12월 12일 ETF.com 이 개최한 경제전망 웨비나에서 월가의 전문가들은 시장의 구조적 변화와 함께 새로운 투자 기회가 열릴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했다.
◇ 착륙 없는 경제와 연준의 신중한 행보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도 시장 안정성에 기여할 전망이다. 블랙록의 크리스티 아쿨리안 투자전략 책임자는 "현재의 경제 강세가 지속되면서 급격한 금리 인하 필요성은 낮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인베스코의 닉 칼리바스도 "연준의 금리 정책이 점진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 트럼프 정책의 양면성과 시장 영향
2025년 시장 환경은 2016년 트럼프 첫 당선 때와는 다른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미국 경제는 높은 금리와 재정적자라는 구조적 과제를 안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방향은 이러한 환경에서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규제 완화와 국내 에너지 생산 확대는 관련 산업에 긍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 반면 관세 부과 강화와 이민 정책 강화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노동시장 경색을 야기할 수 있다. 특히 전통 에너지 섹터는 정책 변화에 따른 기회와 리스크가 혼재되어 있어 면밀한 관찰이 필요한 상황이다.
◇ 포트폴리오 전략의 새로운 패러다임
시장 구조적 측면에서는 성장주 중심의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S&P500 지수의 현재 밸류에이션은 이러한 구조를 감안할 때 수용 가능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과도한 포트폴리오 집중 위험을 경계하며, 성장주와 가치주 간의 균형 잡힌 투자를 권고하고 있다.
◇ 한국 투자자들의 대응
한국 투자자들에게는 세 가지 측면의 대응이 필요하다. 첫째,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가능성에 대비한 포트폴리오 재조정이다. 트럼프 정부의 대중 무역정책과 관세 부과는 글로벌 공급망의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 특히 한국의 수출 주도 기업들은 미중 갈등 심화와 관세 정책 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글로벌 시장 다변화가 가능한 기업들과 내수 중심 기업들에 대한 투자 비중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둘째, 성장주와 가치주 간의 적절한 자산배분이다. 현재 S&P 500 지수는 기술주 중심의 성장주에 크게 편중되어 있다. 블랙록의 아쿨리안이 지적했듯이, 이는 시장 구조의 변화를 반영한 것이나 동시에 집중 위험도 존재한다. 따라서 금융, 에너지, 산업재 등 전통적인 가치주 섹터에 대한 적절한 분산 투자가 필요하다.
셋째, 연준의 금리정책 변화에 따른 환율 변동성 대비다. 2025년 연준의 금리 인하는 예상보다 신중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이며, 이는 달러 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수출 기업의 경우 환헤지 비율 조정을, 해외 주식 투자의 경우 환헤지 상품 활용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또한 글로벌 채권 ETF 등 이자수익 추구형 상품에 대한 검토도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
2025년 미국 시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기조와 거시경제 환경의 변화 속에서도 구조적 상승 동력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자들은 정책 리스크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과 함께 포트폴리오의 유연성 확보가 중요하다. 특히 한국 투자자들의 경우, 글로벌 통상환경 변화와 환율 변동성에 대비한 종합적인 리스크 관리 전략 수립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