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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행 오락가락 행보에 시장 투자자들 혼란 가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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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행 오락가락 행보에 시장 투자자들 혼란 가중된다”

2024년 3월 19일 일본 도쿄의 일본은행 본점에서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가 정책 회의 이후 기자회견에 참석해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2024년 3월 19일 일본 도쿄의 일본은행 본점에서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가 정책 회의 이후 기자회견에 참석해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의 오락가락 행보에 시장 투자자들이 혼란을 겪으며 통화정책 향방을 예의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닛케이아시아는 2주 전만 해도 70%에 가까운 시장 투자 전문가들이 일본은행이 이번 달에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18∼19일 열리는 금융정책결정회를 앞두고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혼란을 겪고 있다고 16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달 유력했던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는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가 직접 촉발했다. 그는 지난 11월 28일 닛케이와의 인터뷰에서 다음 금리 인상이 “가까워지고 있다”면서도 내년 임금 인상 모멘텀과 대기업 물가 동향을 점검하고 싶다며 애매한 입장을 취했다.

전문가들은 이 발언이 12월 인상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했지만, 이후 시장의 인내심이 필요하다는 것으로 재해석되고 있다.
일본은행의 수장이 정확한 정책 방향을 제시하지 못하면서 시장도 혼란에 빠졌다.

전 재무부 차관 야마사키 다쓰오 도쿄 국제보건복지 대학 교수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금리 인상 시기가 무르익었지만, 우에다 총리는 시장에 기다려 달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그는 “하지만 한 달 더 기다려야 할 설득력 있는 근거가 없으며, 일본은행과 총재가 조심스러워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노무라 금리 전략가인 모아키 시시도도 “현재 상황은 일본은행의 명시적 신호 없이 시장이 경제지표를 관찰하는 것만으로 통화정책의 방향을 이해하는 이상적인 상황과는 거리가 멀다”며 “현재 시장은 일본은행의 의도를 예측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금리 인상 기대감이 커지면서 엔·달러 환율도 지난 4주 동안 157엔까지 근접했다가 149~152엔까지 오르내린 것을 두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와 같이 시장과 원활한 협력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일본은행과 우에다 총리가 금리 인상을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경제 전문가들은 일본은행이 과도하게 인플레이션 문제에 함몰돼 있다며 민간 소비 부진, 엔화 약세 장기화, 중소기업 부문의 어려움 등 경제적 약점에도 시선을 돌려야 한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 더해 신선식품을 제외한 일본의 핵심 소비자 인플레이션이 거의 3년 동안 일본은행의 목표치인 2%를 웃돌고 있으며, 명목임금 상승률인 약 2.6%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금리 인상을 주저할 필요가 없다는 지적도 있다.

만약 금리를 동결할 경우 미국과 일본 간 금리 격차로 인한 엔저 현상이 발생해 내수 중소기업의 부담은 더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일본 상공회의소 회장 고바야시 겐은 “현재 환율(약 150엔)로는 중소기업이 임금 인상에 필요한 만큼의 수익을 달성하는 것이 어렵다”며 “환율은 시장에 의해 결정되어야 하지만, 130엔 정도의 환율이 중소기업에 적합할 것이라고 말한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BofA 증권 이코노미스트 등 전문가들은 미국 연준이 12월 올해 세 번째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하고, 2025년 두 차례에 걸쳐 25bp 금리 인하를 하게 된다면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약 4.25%로 현 수준을 유지하며 달러화 상승 압력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렇게 된다면 2025년 말에는 엔화가 달러당 160엔에 거래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은행이 1월에 0.5%, 참의원 선거 이후인 7월 0.75%로 인상한 후 2026년 1월 최종적으로 1%로 인상해 최종 금리를 1%로 올릴 것으로 본다면 구조적 자본 유출 지속 등의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결국 일본은행이 가장 심각한 내수 경기 진작까지 염두에 둔 금리 정책을 하지 않을 경우 2025년에도 엔화 가치 하락으로 인한 경제 불균형에 신음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야마사키 교수는 “이렇게 될 경우 일본은행이 내년 다시 환율 조정을 위한 시장 개입을 필요로 할 수 있다”며 갈피를 잡지 못하는 일본은행의 상황을 꼬집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