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AI 반도체 블랙웰 수급 상황이 아직 확인이 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엔비디아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 주가 발목을 잡고 있다.
12월 산타 랠리가 실종된 엔비디아가 불안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우회 수출 차단
엔비디아는 AI 반도체 수급이라는 펀더멘털보다는 외부 요인에 따라 주가가 타격을 받는 경우가 많다.
이런 외부 요인 최신판은 13일에 터져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들을 인용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대중 AI 반도체 수출 통제 강화 조처를 조만간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이 미국 기술을 활용한 AI 반도체 수입이 차단되자 아랍에미리트연합(UAE) 같은 중동이나 싱가포르 같은 동남아시아 국가들을 통해 간접적으로 이들 AI 반도체를 수입하고 있다고 보고 이를 차단하기로 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새 행정부가 출범하는 내년 1월 20일 이전에 계획이 발표될 전망이고, 이르면 이달 중에 나올 수도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높아진 눈 높이
엔비디아가 지난달 20일 발표한 3분기실적은 탄탄했지만 주가는 크게 오르지 않았다. 외려 며칠을 하락했고, 이후에 낙폭을 만회하는 정도에 그쳤다.
이달 들어서는 하락세다.
외부 요인이 주가 하락에 결정타가 되기는 했지만 엔비디아가 고전하는 또 다른 배경은 이전의 폭발적인 성장세가 지속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엔비디아는 AI 열풍에 힘입어 매출이 폭증하면서 지난 2년을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했다.
배런스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올해 매출 역시 1233억7000만 달러로 전년비 2배 넘는 성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그러나 폭발적인 성장이 지속되면서 기준선 자체가 올라간 터라 투자자들의 높아진 눈 높이를 맞추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엔비디아 내년 매출 예상치는 1914억5000만 달러로 올해에 비해 5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전히 높은 성장세이지만 한껏 높아진 투자자들의 기대치를 충족하기에는 부족하다.
그렇지만 전망이 어두운 것은 아니다.
AI 반도체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는 엔비디아는 수익성이 계속해서 높아질 전망이다.
주당순익(EPS)은 올해 2.72달러에서내년에는 4.20달러로 급등할 것으로 보인다.
순환매수
엔비디아가 최근 고전하는 또 다른 배경은 반도체 업종에서 나타나고 있는 순환매수 움직임도 있다.
AI 반도체 틈새 시장인 맞춤형 AI 반도체 시장을 장악한 브로드컴이 12일 분기 실적을 발표한 뒤 폭등세를 타자 투자자들은 엔비디아에서 브로드컴으로 갈아탔다.
이런 흐름은 단기에 그칠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만 브로드컴이 13일 24% 폭등하고, 16일에도 장 초반 8% 넘는 폭등세를 이어간 터라 투자자들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
최고 선호종목
뱅크 오브 아메리카(BofA) 증권 애널리스트 비벡 아리야는 16일 분석 노트에서 엔비디아가 단기적으로 고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리야는 엔비디아 블랙웰 반도체 출하를 둘러싼 불확실성, 산업과 자동차 부문 회복 결여, 중국 수출 추가 규제 우려 등이 반도체 종목 전반을 압박하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중국의 ‘저항’에 주목하고 AI 수혜주인 소프트웨어 종목으로 갈아타고 있다고 말했다.
블랙웰 반도체는 설계 결함을 해결해 양산이 시작될 것이라는 발표가 있었지만 당초 이달 중 양산을 시작한다는 계획은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중국은 미국의 반도체 수출 통제에 대한 ‘저항’으로 지난 주 엔비디아에 대한 반독점 조사에 착수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아리야는 엔비디아가 내년 반도체 부문 ‘최고 선호종목’이라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블랙웰이 미 고객사들에게 본격적으로 출하되면서 엔비디아 주가가 다시 뛸 것으로 낙관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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