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은 16일 “파월 의장이 이번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려 3회 연속으로 금리 인하 사이클을 이어간 뒤 새로운 경제 전망을 제시함으로써 연준이 금리 인하 속도를 늦출 것임을 강력히 예고하는 신호를 보낼 것”이라고 보도했다. 연준 내 일부 매파는 이번 FOMC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해야 한다는 주장도 한다고 WSJ가 전했다. 연준은 내년에 트럼프 집권 2기가 시작되면 관세 정책 등으로 인해 물가와 임금 하락을 동시에 막는 결과가 나타날 것으로 우려한다고 이 매체가 지적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연준 고위 인사들이 주목을 피하려 하지만, 트럼프 당선인과 또 한번 충돌 코스로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유세에서 “지금까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저금리 시대”를 약속했다. 그러나 연준은 트럼프 당선인이 기대하는 만큼 금리를 내리지 않을 것이라고 NYT가 강조했다. 연준이 강한 경제 성장, 노동시장의 회복력, 인플레이션 상승 등으로 인해 지난 9월에 예상했던 것과 달리 내년에 금리를 내리기 어렵게 됐다.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한 뒤 연준이 금리를 내리지 않으면 어떻게 대응할지 아직 불확실하다. 그는 집권 1기 당시인 2019년에 자기가 지명한 파월 의장이 금리를 내리지 않는다며 강한 불만을 표시했었다. 트럼프 당선인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연준이 금리를 낮추면 정말 좋겠고, 금리가 제로 퍼센트 또는 그 이하로 내려갔으면 한다고 밝혔다. NYT는 “트럼프는 연준이 내년에 금리 인하 속도를 늦추면 강력히 반발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미국 경제는 현재 강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3분기(7~9월)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의 잠정치는 전기 대비 연율 2.8%로 집계됐다. 노동시장도 9월 이후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금리 인하 속도를 높이면 인플레이션을 압박할 수 있다.
트럼프 당선인이 파월 의장을 비롯해 연준 고위 인사를 쫓아낼 가능성은 희박하다. 트럼프 당선인도 지난 8일 NBC와의 인터뷰에서 파월 의장을 축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트럼프 당선인이 공개적으로 연준을 비난함으로써 연준의 입지를 흔들어 놓을 수 있다고 NYT가 짚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미국 시카고대 부스 경영대학원과 함께 11∼13일 미 경제학자 47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9%는 내년 말 연준의 기준금리가 3.5% 이상일 것으로 예측했다. 지난 9월 조사에서는 62%가 3.5% 밑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