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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오픈소스 전략으로 'AI 굴기'...미국 견제 뚫고 글로벌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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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오픈소스 전략으로 'AI 굴기'...미국 견제 뚫고 글로벌 공략

막대한 투자로 AI 기술력 급성장
일부 모델, 성능 면에서 美 능가

AI 인공지능 단어와 로봇 미니어처, 중국 국기가 그려진 일러스트.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AI 인공지능 단어와 로봇 미니어처, 중국 국기가 그려진 일러스트. 사진=로이터
중국이 인공지능(AI) 분야에서 미국을 맹렬히 추격하며 글로벌 AI 패권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일부 중국 AI 모델은 이미 성능 면에서 미국 경쟁사를 능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미국의 첨단 칩 수출 제한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오픈소스 기술과 자체 개발 칩을 통해 AI 기술력을 빠르게 향상시키고 있다고 미 경제방송 CNBC가 1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중국 AI 모델, 이미 미국과 어깨 나란히"…오픈소스와 자체 칩 개발 '투트랙 전략'


보도에 따르면 중국 AI 기업들은 미국의 오픈AI가 개발한 챗GPT와 같은 대규모 언어 모델(LLM)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중국 기업들은 개발자가 무료로 사용하고 수정할 수 있는 오픈소스 LLM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이는 미국의 폐쇄적인 AI 모델과 차별화되는 전략으로, 중국 AI 모델의 인기와 영향력을 빠르게 확대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실제로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가 개발한 AI 모델 '큐원(Qwen)'은 LLM 저장소인 허깅 페이스(Hugging Face)에서 가장 많이 다운로드된 모델로, 뛰어난 성능과 자유로운 사용 조건으로 개발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고 CNBC는 전했다.

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의 '딥시크(DeepSeek-R1)' 모델은 오픈AI의 최신 모델 'o1'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 투자 회사 럭스 캐피탈(Lux Capital)의 파트너 그레이스 이스포드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중국은 강력한 성능과 낮은 비용, 높은 처리량을 갖춘 오픈소스 AI 모델을 대거 선보였다"며 중국의 AI 기술력 발전에 주목했다.

오픈소스는 중국 AI 글로벌화의 핵심 전략…미국의 견제 뚫고 세계 시장 장악 노려


중국 기업들이 오픈소스 LLM 개발에 주력하는 이유는 단순히 기술 혁신과 개발자 커뮤니티 구축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미국의 기술 견제 속에서 중국 기업들은 오픈소스 전략을 통해 자사 AI 모델을 전 세계에 보급하고 글로벌 AI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글로벌 자문 회사 DGA 그룹의 파트너 폴 트리올로는 CNBC에 "중국 기업들은 자사 모델이 중국 밖에서도 널리 사용되기를 원하며, 오픈소스는 이를 위한 효과적인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미래 기술 생태계의 중심은 LLM"…플랫폼 선점 위한 치열한 경쟁 예상


현재 AI 모델 개발 경쟁은 치열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이러한 모델을 기반으로 어떤 애플리케이션이 개발되고 누가 글로벌 인터넷 환경을 지배할 것인가가 더 중요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킹스칼리지런던의 중국 및 동아시아 비즈니스 분야 수석 강사 신순은 CNBC에 "중국 기업들은 LLM을 미래 기술 생태계의 핵심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과 서비스를 개발하여 사용자와 데이터를 확보하고 수익 창출을 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엔비디아 칩 없이도 AI 개발 가능"…자체 칩 개발로 미국의 견제 정면 돌파


AI 모델 개발에는 막대한 양의 데이터 학습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고성능 그래픽 처리 장치(GPU)가 필수적이다. 현재 GPU 시장은 미국의 엔비디아가 장악하고 있지만, 미국의 대중국 첨단 반도체 수출 제한으로 중국 기업들은 엔비디아의 최첨단 GPU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중국은 이러한 제약을 극복하기 위해 자체 GPU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화웨이, 바이두, 알리바바 등 중국 IT 기업들은 GPU를 비롯한 반도체 설계에 막대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으며, 일부 성과를 거두고 있다.

DGA 그룹의 트리올로는 "중국 기업들은 엔비디아 GPU를 대량으로 비축했고, 화웨이 등 자국 기업의 GPU를 활용하고 있어 현재까지는 AI 모델 개발에 필요한 컴퓨팅 파워를 충분히 확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그는 "미국의 칩 제재가 지속될 경우 장기적으로는 중국의 AI 발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럭스 캐피탈의 이스포드는 "중국은 엔비디아 칩 금지 여부와 관계없이 자체 AI 인프라 구축에 주력할 것"이라며 중국의 AI 기술 자립 의지를 강조했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