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CEO들은 트럼프 당선인과의 면담을 통해 ‘민원’ 해결에 나섰다. 조 바이든 대통령 정부가 올해 1월 발표한 ‘인공지능(AI) 권리장전’ 폐기 약속 등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미 백악관은 AI 기술의 개발과 사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AI 윤리 지침을 발표했다. 인류의 편의를 위해 개발한 AI 기술이 민감한 정보 유출과 사생활 침해, 무분별한 감시 등 적지 않은 사회적 문제를 유발하고 있다고 보고 이를 예방하고 바로잡을 수 있도록 최소한의 원칙을 마련한 것이다.
빅테크는 또 반독점 규제 완화를 트럼프 당선인 측에 요구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 정부에서 빅테크 규제가 대폭 강화됐다는 게 실리콘밸리의 평가다. 바이든 정부는 아마존과 구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대부분의 빅테크를 상대로 독점 지위 남용이나 시장 경쟁 제한이란 혐의로 소송을 제기하고 조사를 벌였다. 특히 구글은 현재 기업 분할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메타도 연방거래위원회(FTC)가 제기한 반독점 소송으로 자사 서비스인 인스타그램·와츠앱 강제 매각 위기에 처했다.
구글 등 빅테크는 또 트럼프 당선인 정부가 유럽연합(EU)의 규제 강화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이 내년 중에 EU의 디지털시장법(DMA)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을 수 있다고 로이터가 최근 보도했다. 유럽 경쟁 당국은 아마존이 자사 온라인 마켓플레이스에서 자사 브랜드 제품을 우대했는지 조사하기 위해 자료를 수집 중이다. DMA는 지난해 발효된 법으로, 아마존을 포함한 7개 주요 빅테크 기업들이 자사 플랫폼에서 자사 제품과 서비스를 우대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현재 EU는 애플, 구글(알파벳), 메타를 포함한 다른 주요 빅테크 기업들에 대해서도 DMA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16일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손정의(일본명 손 마사요시)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과 회동했다. 또 미국에서 퇴출 위기를 맞은 틱톡의 추 쇼우즈 CEO와도 만났다. 트럼프 당선인은 17일에는 넷플릭스의 테드 서랜도스 공동 CEO와 만났다.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와는 18일에 만난다. 트럼프는 16일 회견에서 기업인들과의 연쇄 회동에 대해 “1기 때는 모두가 나와 싸우려 했지만, 이젠 모두가 내 친구가 되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