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사법제도에 대한 미국 국민의 신뢰도가 올 들어 사상 최저 수준으로 추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17일(이하 현지시각) ABC뉴스에 따르면 글로벌 여론조사업체 갤럽이 미국 성인 1016명을 대상으로 지난 9월 미국 사법부에 대한 미국민의 신뢰도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35%가 “신뢰한다”고 밝혀 지금까지 나온 여론조사 결과 가운데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갤럽은 “사법부에 대한 미국민의 신뢰도는 다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과 비교할 때 매우 낮은 수준인 것이 주목된다”고 밝혔다.
갤럽은 “더 주목할 점은 미국이 선진국들 사이에서도 사법부에 대한 신뢰도가 유독 낮은 것으로 나타났을 뿐 아니라 법치주의가 취약한 개발도상국들과 비교해서도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갤럽에 따르면 최근 4년 동안 세계 각국을 대상으로 사법부에 대한 신뢰도를 조사한 결과를 분석한 결과 사법부에 대한 신뢰도가 가장 많이 떨어진 10개국에 미국이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동안 미국의 신뢰도 추락 폭은 24%포인트로 분석돼 25%포인트의 낙폭을 기록한 우즈베키스탄과 거의 비슷한 것으로 파악됐다.
콩고민주공화국이 27%포인트, 모로코가 27%포인트, 홍콩이 28%포인트, 시리아가 28%포인트, 남아프리카공화국이 28%포인트, 베네수엘라가 35%포인트, 군부 쿠데타가 일어난 미얀마가 46%포인트로 그 뒤를 이었다.
미국 사법부에 대한 신뢰도가 이처럼 바닥으로 떨어진 배경에 대해 ABC뉴스는 ◇미 연방대법원이 기존 판결을 49년 만에 뒤집고 낙태 권리를 폐지한 결과 미국 사법부의 공정성과 중립성에 대한 의문이 미국 사회에서 크게 제기된 점 ◇미국 법무부가 현직 대통령에 대한 형사 기소 불가 정책에 따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에 대한 2020년 대선 결과 뒤집기 및 기밀문서 유출 혐의에 대한 기소를 포기한 점 등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