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수 시장을 완벽히 장악한데 이어 ‘넘사벽’의 가격 경쟁력을 내세워 해외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는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들 때문에 전세계 주요 전기차 제조사들이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는 가운데 짐 팔리 포드자동차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이같은 발언을 해 이목을 끌고 있다.
그러나 17일(이하 현지시각) 자동차 전문매체 오토블로그에 따르면 CEO의 이 발언 배경에는 비장의 카드가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오토블로그에 따르면 팔리 CEO는 지난 10월 3분기 실적발표회에서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들의 가격 경쟁력에 대응하기 위해 중형 전기 픽업트럭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새 제품은 오는 2027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중국산 전기차와 비슷한 수준의 가격으로 출시될 것”이라면서 "앞으로 전기차 시장의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하기도 했다
팔리 CEO는 “중국산 전기차에 맞설 정도로 가격 경쟁력이 있으려면 저비용 전기차 플랫폼의 구축이 필요하다”며 이 중형 전기 픽업트럭의 생산을 위한 전용 플랫폼 개발에 착수했음을 시사했다.
오토블로그는 “팔리 CEO가 밝힌 내용을 근거로 추정해보면 포드가 개발에 착수한 이 중형 전기 픽업트럭은 중국 최대 전기차 메이커인 비야디의 첫 전기 픽업트럭 ‘샤크’를 직접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샤크는 지난 10월 출시된 신형 전기차로 아직 미국에는 상륙하지 않았지만 미국에 이웃한 멕시코에서 89만9900페소(약 7200만원)에 출시돼 전기 픽업트럭을 만드는 미국 유수의 업체들을 바짝 긴장시키고 있는 제품이다.
업계 선두주자인 포드가 생산하는 대형 전기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의 경우 기본형은 샤크보다 저렴하지만 주행거리가 긴 상위 트림의 경우 가격이 7만 달러(약 1억 원)를 훌쩍 넘긴다.
전문가들은 포드가 중형 전기 픽업트럭 개발에 나선 것은 전기차 시장의 성장과 중국 기업의 강력한 도전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포드가 중형 전기 픽업트럭을 개발하는 것은 처음이기 때문에 이는 포드의 새로운 전기차 시장 진입과 혁신 경쟁력 강화의 신호탄으로 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중형 픽업트럭이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서 수요가 늘고 있는 차종에 속한다는 점도 포드가 이 제품 개발에 나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