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뉴욕증시와 암호화폐 거래소에 따르면 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발표 이후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연준이 내년 금리 인하 속도 조절을 시사하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트럼프 2기' 정부에서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비트코인의 전략적 비축에 대해 적극적으로 관여할 의사가 없다는 견해를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이시각 9만 6000달러 선이다. 그 전날 기록했던 사상 최고가 10만8천300달러대와 비교하면 크게 떨어졌다.
그러면서 수정 경제전망에서 내년도 기준금리 예상 인하 횟수를 9월 전망 때의 4회에서 2회로 줄였다. 이에 내년 말 기준 금리(중간값)를 기존 9월 전망치(3.4%)보다 0.5%포인트 높은 3.9%로 제시했다. 인플레이션이 둔화세가 종전 예상에 미치지 못하고 연준 목표치(2%)보다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게 주된 배경이 됐다. 파월 연준 의장의 비트코인 관련 발언은 가격 하락에 기름을 부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비트코인을 전략적으로 비축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그는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비트코인을 소유할 수 없다"(We're not allowed to own bitcoin)고 밝혔다.
가상화폐 분석가들은 이 조정이 단기적이며, 암호화폐 시장의 강세는 여전히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아폴로 크립토의 리서치 책임자 프라틱 칼라는 "이번 조정은 단기적 조정이며, 다음 주부터 가격이 다시 상승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위프트엑스(Swyftx)의 수석 애널리스트 파브 헌달도 "이번 조정이 강세장을 끝내지는 않을 것"이라며, 연준의 금리 정책 변화는 장기적으로 위험자산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디크립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암호화폐 시장에 긍정적인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 트럼프는 암호화폐 채굴 산업 보호, 비트코인 비축 추진, 암호화폐 중심 정책 수립 등을 약속했다. 이러한 정책적 지원과 더불어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나스닥 100 지수 편입 등이 시장 강세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전했다. 비트코인이 이번 조정을 딛고 다시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