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주요국 통화정책 엇박자 속 BOE 금리동결...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비즈

공유
0

주요국 통화정책 엇박자 속 BOE 금리동결...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英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속 긴축기조 유지...글로벌 통화정책과 엇박자
연준· ECB와 달리 신중한 접근 선택, 높은 서비스물가가 관건


영국 런던의 영란은행과 금융지구 전경.      사진=로이터    이미지 확대보기
영국 런던의 영란은행과 금융지구 전경. 사진=로이터


"현재로서는 약한 GDP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이 확고하게 통제되지 않는 한 2024년 내 연속적인 금리 인하를 볼 가능성은 낮다." Webull UK의 닉 손더스(Nick Saunders) CEO가 19일(현지시간) 영란은행의 금리동결 결정을 이같이 평가했다고 유로뉴스가 보도했다.

영란은행(BOE)은 이날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4.75%로 동결했다. 통화정책위원회(MPC) 위원 9명 중 6명이 동결에 찬성했고, 3명은 0.25%포인트 인하를 주장했다. 이는 미국과 유럽연합(EU)의 통화정책 방향과 차별화되는 결정이다.

BOE가 미 연준(Fed)이나 유럽중앙은행(ECB)과 다른 길을 택한 주된 이유는 영국의 특수한 경제 여건에 있다. 영국은 브렉시트 이후 노동시장 경직성 심화와 생산성 저하라는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 여기에 11월 물가상승률이 2.6%를 기록하고, 특히 서비스 부문 물가상승률이 5%를 유지하는 등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속되고 있다.

반면 영국의 경제성장 전망은 어둡다. BOE에 따르면 2023년 4분기 GDP 성장률은 0%로 예상되며, 이는 기존 전망치 0.3%에서 하향 조정된 수치다. 이처럼 높은 물가와 저성장이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MPC는 성명을 통해 "점진적이고 데이터 의존적인" 정책 접근을 강조하면서, 특히 서비스 물가상승이 지속됨에 따라 인플레이션의 고착화를 방지하기 위해 "제약적 금리수준을 충분히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Fed가 금리인하를 시사하고, ECB도 역내 경기침체 우려로 통화정책 완화를 검토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그러나 MPC 내부에서도 의견이 갈리고 있다. 스와티 딩그라 위원과 데이브 램스덴 부총재, 앨런 테일러 위원은 25bp 인하를 주장했다. 페퍼스톤의 마이클 브라운 선임연구전략가는 "이는 영국의 취약한 경제 성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시장은 BOE의 이번 결정을 비둘기파적 신호로 해석했다. GBP 오버나이트 인덱스 스왑(OIS) 시장에서는 2025년 1분기 말까지 22bp 인하를 반영했으며, 2024년 중 두 차례의 25bp 인하를 예상하고 있다. 영국 파운드화는 발표 직후 1.2650달러에서 1.2600달러로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BOE가 지적한 대로 지정학적 긴장, 무역 마찰 가능성,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이 주요 변수가 될 수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한국은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비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 기업의 환위험 관리 강화, 금융기관의 유동성 관리 철저, 그리고 수출시장 다변화를 통한 대외충격 완충능력 제고가 요구된다. 아울러 내수 기반 확충으로 경제의 대외의존도를 낮추는 노력도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