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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새해 '부분적 경기침체' 심화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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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새해 '부분적 경기침체' 심화 전망

중산층과 서민층 삶 더 팍팍해져, 소비 감소 예고
물가 재상승·고용 둔화·채무 불이행 증가 예상

미국에서 새해에 중산층과 저소득층에서 부분적인 경기 침체에 직면하는 사람들이 올해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사진=A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에서 새해에 중산층과 저소득층에서 부분적인 경기 침체에 직면하는 사람들이 올해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사진=AP/연합뉴스
미국 경제가 대체로 순항하고 있으나 내년에 중산층과 서민의 삶은 더 팍팍해질 것이라고 미 경제 전문지 마켓 워치가 2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내년에 물가 재상승, 채무 불이행 증가, 저축 하락, 고용 저하 등이 예상된다고 이 매체가 전했다.

미국이 올해 최소한 2.5%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기록하고, 경기 침체를 모면한 데는 팬데믹 이후 '보복 소비(revenge spending)'가 일정 부분 기여했다. 그렇지만, 내년에는 노동 시장 둔화 등으로 중산층과 저소득층의 소비가 올해보다 더 줄어들 것으로 전문가들이 예상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에 따른 트럼프 리스크도 미국 경제의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는 한국산을 비롯한 모든 수입품에 10~20%의 보편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산에는 60%의 고율 관세를 매길 계획이다. 그는 또 불법 이민자를 대규모로 추방하겠다고 공약했다. 이렇게 되면 수입품 가격과 인건비 상승 등으로 인플레이션이 재발할 수 있고, 이것이 경제 성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중시하는 인플레이션 지표가 11월 들어 둔화세를 멈췄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11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2.4% 상승했다. 이는 10월 상승률(2.3%)보다 0.1% 포인트 높은 수치로 지난 7월(2.5%) 이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월 대비 상승률은 10월 0.2%에서 11월 0.1%로 낮아졌다.
매슈 보스 JP모건 애널리스트는 “올해 미국에서 중산층과 저소득층이 '부분적 침체(selective recession)'를 겪었다”면서 “이들은 물가 상승으로 인해 저축한 돈이 줄어들어 재정적인 압박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통상 경기 침체는 2분기 이상 침체가 이어지는 것을 뜻한다. 미국이 이런 침체에 빠지지는 않았지만, 일부 중산층과 저소득층은 침체에 준하는 경제적 여건에 직면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JP모건 체이스는 보고서에서 “미국에서 2024년까지 고소득층이 소비를 주도했고, 다른 계층은 소비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여론 조사 기관 모닝 컨설트에 따르면 지난 2021년부터 고소득층과 그 이하 계층 사이에 재정 상태 격차가 크게 벌어졌고, 중산층은 2023년 말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물가 상승으로 저소득층과 비슷한 소비 행태를 보였다. 포스트 팬데믹 시대에 발생한 인플레이션 사태로 미국에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더욱 심화했다.

뉴욕 방준비행(연은)의 가계신용 보고서를 보면 2분기 미국 신용카드 부채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0억 달러(5.8%) 늘어난 1조1400억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신용카드 연체율(30일 이상)도 9.1%까지 치솟으며 금융위기 여파가 남아 있던 2011년 1분기(9.7%) 이후 1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씨티 그룹에 따르면 미국에서 신용카드 빚 채무 불이행 비율은 올해 분기에 7.1%로 2022년 같은 기간 3.69%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또 자동차 할부금 채무 불이행 비율은 그 사이에 2.02%에서 2.9%로 올라갔다. 소득 중 저축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5~2019년 사이에 평균 6.37%였으나 올해 10월에는 4.4%로 줄었다.

씨티 그룹은 내년도에 실업률이 크게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11월 실업률은 4.2%를 기록해 전월(4.1%)에 비해 0.1%포인트 증가했다. 연준은 18일 경제전망예측’ (SEP)에서 내년 실업률을 지난 9월 회의 때보다 0.1%포인트 낮은 4.3%를 제시했다.

노동 시장은 전반적으로 약세 흐름을 보인다. 올해 11월 실업자의 평균 구직 기간은 23.7주였고,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9.5%주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