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현지시각) 미국 경제 매체 CNBC는 미국 대선 이후의 낙관적인 시장 분위기 속에 투자자들이 새해에도 암호화폐 업계에 투자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진단했다.
암호화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년 금리 인하 횟수를 종전 예상했던 4회에서 2회로 줄일 것이라고 시사한 뒤 이달 중순 이후 타격을 입었다.
CNBC는 그렇지만 중앙은행의 '매파적' 성향 등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행정부의 암호화폐 지원으로 비트코인이 "어떠한 장애물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비트코인이 현재 가격 대비 두 배로 상승할 잠재력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레이스케일 인베스트먼트의 잭 판들 리서치 책임자는 "전반적인 거시경제 상황은 암호화폐 시장에 긍정적이며 추가적인 가치 상승을 가로막을 요소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중요한 질문은 미국의 암호화폐를 둘러싼 거버넌스, 정치, 입법과 같은 실질적인 주제가 될 것"이라며 "이번 선거는 엄청난 돌파구였으며, 향후 몇 년 동안 미국 디지털 자산 산업의 규제 환경이 지난 몇 년과는 매우 다를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시티즌스 JMP의 데빈 라이언 선임 리서치 애널리스트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의회 입법을 통한 규제 명확성 제고, 신규 자본 유입 및 국가 전략적 비트코인 비축 전망이 내년에 거시경제적 위험을 상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돈의 흐름에 맞서지 말라"면서 "이는 연중 금리 인하가 한두 차례 더 적게 이뤄지는 등의 세부적인 요소보다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비트와이즈 에셋 매니지먼트의 매트 호건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정치적 수용 외에도 금융기관들의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채택이 내년에 비트코인을 20만 달러까지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지난 4월의 반감기로 인한 신규 공급 감소와 기업 및 정부의 신규 매수를 결합하면 상승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레이스케일의 판들은 비트코인이 현재 사이클의 "중간 단계"에 있으며, "과거 사이클의 경험이나 밸류에이션 또는 거시경제 환경으로 볼 때 사이클이 거의 끝났다고 생각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CNBC에 따르면 역사적으로 비트코인의 주기는 4년으로 비트코인은 3년 동안 상승세를 기록한 후 마지막 해에 하락하는 특성을 보여 왔다.
JP모건체이스의 케네스 워딩턴 애널리스트는 이달 중순 보고서에서 "다만 문제는 입법 과정이 더디고 실질적인 정책 효과가 내년 연말에나 느껴질 수 있다는 점"이라며 "새 트럼프 행정부의 실질적인 정책 효과를 보려면 임기 시작 후 최소 9~12개월이 걸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더리움·코인베이스·마이크로스트래티지도 주목해야
CNBC는 비트코인뿐만 아니라 암호화폐 시총 2위인 이더리움을 비롯해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와 상장기업 중 비트코인을 가장 많이 보유한 마이크로스트래티지에 대해서도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디지털 은'으로 평가받는 이더리움은 올해 상대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였지만, 내년에는 비상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그레이스케일의 판들은 "내년에 암호화폐와 더욱 전통적인 금융의 통합을 보게될 것이며 그 과정이 이더리움에서 시작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코인베이스의 경우에도 스테이블 코인의 부상과 S&P500 지수 편입 가능성으로 주가 상승 모멘텀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했다.
오펜하이머의 오웬 라우 애널리스트는 "현재 S&P500 지수에 포함되지 않은 가장 큰 금융 회사가 코인베이스"라며 "최상의 시나리오는 내년 1분기에 지수에 편입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400% 넘게 상승한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주가는 내년에도 상승 탄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전문가들은 최근 나스닥100 지수에 편입된 마이크로스트래티지가 비트코인 매입 전략을 계속 추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