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매파적' 금리 인하 이후 하락 압력이 가중된 미국 국채 가격은 27일(현지시각) 뉴욕 시장에서도 7개월 만에 최저치 근방에 머물렀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 수익률은 4.318%로 거의 변동이 없었다.
10년물 미국 국채 수익률은 연준이 내년 금리 인하 횟수가 당초 예상한 4회가 아닌 2회에 그칠 것으로 시사하자 이달 들어 40bp 넘게 상승했다. 연준은 오는 1월 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는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차기 트럼프 행정부에서 예상되는 감세와 관세 인상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면서 국채 금리 상승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유럽 시장에서도 연말을 맞아 한산한 거래 속에서도 매도세가 이어지며 독일 국채 가격이 11월 말 이후 최저치로 하락했다.
독일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연휴 이후 재개된 거래에서 이날 7bp 상승한 2.40%를 기록했다.
미즈호의 EMEA(유럽·중동·아프리카) 거시 전략 책임자인 조던 로체스터는 블룸버그에 "시장이 매우 얇은 가운데 나온 흐름"이라면서 "2주 동안은 12월 테마가 계속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천연가스 가격 상승이 유럽의 국채 수요를 위축시킬 수 있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통해 유럽으로 향하는 물동량을 유지하기 위한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에 의구심을 제기했고 천연가스 선물 가격은 한때 5% 상승했다.
로체스터는 천연가스 가격 상승이 물가 상승을 자극할 경우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인하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독일의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이달 초 이후 약 30bp 상승하며 2023년 9월 이후 최대 월간 상승 폭을 기록했다.
미국 연준이 내년 금리 인하 속도 조절을 시사한 이후 ECB도 정책 완화에 더욱 신중해질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와 함께 유럽 국채 시장에서도 가격 재조정이 이뤄지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머니마켓에서는 내년 ECB가 기준금리를 25bp씩 네 차례 인하할 가능성을 완전히 반영했고, 다섯 차례 인하할 가능성은 지난주 80% 이상에서 이날 50% 미만으로 낮아졌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