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현지시각) 미국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국 IT 산업계의 주요 인사들과 트럼프를 지지하는 극우 강경파 사이에서 이 문제를 둘러싼 비난과 설전이 오가고 있을 정도.
NYT에 따르면 이 문제는 트럼프의 최측근으로 부상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극우 활동가로 유명한 로라 루머가 대립하면서 불거졌다.
루머의 이같은 발언은 트럼프 지지층 내에서 극단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머스크 역시 “미국 입장에서는 여전히 고급 기술 인력이 부족하다”며 H-1B 비자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머스크는 “테슬라 입장에서도 올해에만 724개의 H-1B 비자를 승인받았으며 나 자신 역시 과거 H-1B 비자로 미국에 입국했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트럼프 당선인도 이날 뉴욕포스트와 가진 인터뷰에서 “H-1B 비자는 매우 훌륭한 프로그램이며 나 또한 이를 정책적으로 적극 활용해왔다”고 밝혀 머스크의 입장에 힘을 실었다.
NYT는 “트럼프는 과거 첫 대통령 임기 중 H-1B 비자에 대한 규제를 강화했지만 이번에는 IT업계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해석된다"고 전했다.
머스크와 함께 2기 트럼프 행정부에서 신설되는 정부효율부 수장으로 내정된 비벡 라마스와미 전 공화당 대통령후보도 가세하면서 논란은 더 커졌다.
라마스와미는 “H-1B 비자 제도는 심각하게 망가졌다”면서 “최고 중의 최고를 선발하는 방향으로 근본적으로 개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의 측근 중에서도 다른 목소리가 나오면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트럼프의 핵심 참모이자 극우 인플루언서로 유명한 스티브 배넌은 최근 자신이 진행한 팟캐스트 방송에서 “실리콘밸리 IT 업계의 거물들은 값싼 외국인 노동력에 의존해 미국인을 외면하고 있다”며 H-1B 비자를 문제 삼았다.
NYT는 “이같은 논란은 정책 차원의 갈등을 넘어 트럼프의 핵심 지지층 내 균열을 드러내는 사건”이라면서 “특히 IT업계와 극우 강경파 간 갈등이 온라인과 정치권으로 확대되면서 이민 정책이 향후 트럼프의 정치적 입지와 정책 방향성을 가늠할 핵심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