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지난 2022년 10월 유럽의회와 EU 회원국들이 합의한 '공통 충전기 규제'에 따른 조치로 소비자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고 전자 폐기물을 대폭 감소시키자는 차원에서 이뤄졌다.
유로뉴스에 따르면 USB-C 충전기의 사용이 의무화된 대상은 스마트폰, 태블릿, 디지털 카메라, 헤드폰, 휴대용 게임기, 전자책 리더기 등 다양한 형태의 휴대용 전자기기다. 오는 2026년 4월 28일부터는 노트북 제조업체에도 동일한 규제가 적용될 예저이다.
◇ ‘소비자 편의성과 환경 보호’ 두 마리 토끼
안나 카바치니 유럽의회 내수시장 및 소비자 보호위원회 위원장은 “이번 조치는 소비자 편의성과 지속 가능한 환경 보호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한 중요한 이정표”라면서 “매년 약 1만1000톤의 전자폐기물이 발생하는데 이 중 상당 부분이 호환되지 않는 충전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카바치니 위원장은 “EU 내 가구당 연간 약 2억5000만 유로(약 3600억원)의 비용 절감 효과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소비자들이 새로운 기기를 구매할 때마다 불필요하게 충전기를 추가로 구매할 필요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EU 소비자들은 앞으로 새 전자기기를 구매할 때 충전기를 포함할지 여부를 선택할 권리를 갖게 된다는 의미도 있다. 불필요한 충전기 구매로 인한 자원 낭비와 추가 비용 발생을 줄이기 위한 조치라서다.
EU 집행위원회는 “제조업체들은 충전기 없이 전자기기를 판매하는 옵션을 반드시 제공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기존 충전기를 보유한 소비자들이 새로운 충전기를 구매할 필요 없이 경제적으로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EU 집행위는 설명했다.
◇ 애플, USB-C 전환 불가피
이번 규제로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기업은 세계 최대 전자업체인 애플이다.
애플은 그동안 자사 제품군에 독자 규격인 ‘라이트닝’ 포트를 사용해 왔으나 이번 EU 규제에 따라 이달 이후 EU 내에서 판매되는 모든 아이폰, 아이패드, 기타 애플 제품은 USB-C 포트로 통일해야 한다.
애플은 최근 몇 년간 “규제가 혁신을 저해할 수 있다”며 EU의 이같은 정책에 반발했지만 최신 아이폰과 일부 아이패드 모델에는 USB-C 포트를 도입하며 변화에 대비하고 있는 모습이다.
USB-C 충전기 의무화는 애플뿐 아니라 삼성전자, 샤오미, 화웨이, 소니 등 글로벌 전자기기 제조업체들 전반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EU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큰 시장 중 하나이기 때문에, 이번 규제가 사실상 글로벌 표준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