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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달러 기조, 연말에도 굳건...원화 등 신흥국 통화 일제히 약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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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달러 기조, 연말에도 굳건...원화 등 신흥국 통화 일제히 약세

브라질 헤알화와 미국 달러 지폐가 보인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브라질 헤알화와 미국 달러 지폐가 보인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달러화 강세가 연말에도 굳건하게 이어지면서 한국 원화를 비롯해 인도 루피화, 브라질 헤알화 및 튀르키예 리라화 등 주요 신흥국 통화가 일제히 약세 기조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한국 원화는 3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5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이날 원화에 대한 달러 환율은 지난 주말 대비 5원 오른 1472.50원에 거래를 마치며 2009년 3월 13일(1483.50원) 이후 15년여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대통령과 총리에 대한 연쇄 탄핵안 통과 충격 속에 대외적인 미국 달러화의 전방위적인 강세 기조, 3분기 감소세로 돌아선 수출 부진 우려, 경제 성장률 둔화 가능성 등 대내외적인 원화 가치 하락 요인이 쌓여있는 형국이다.

시장에서는 1400원대 환율이 ‘뉴노멀’이라는 진단과 함께 새해 1500원대 진입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 분위기다.
달러/원 환율은 이날 뉴욕 역외시장에서도 한때 1475원을 위협하는 상승세를 이어간 뒤 장 후반 1472원대에 거래됐다.

인도 루피, 사상 최저치 경신


인도 루피화의 약세 기조도 이어졌다. 인도 루피화는 수입 업체들의 월말 달러 결제 수요 유입으로 지난 27일 거래에서 달러당 85.7437루피에 거래되며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루피화는 이날 거래에서도 2년 만에 최대 일간 하락 폭을 기록하며 고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인도의 무역 적자와 경제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가 글로벌 달러 강세 기조와 맞물려 루피화에 하락 압력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에서는 신임 인도 중앙은행 총재의 환시 개입 방식을 주시하면서 환율 변동성이 더 커질 가능성에도 주목했다.

브라질 헤알, 개입 효과 미미


브라질 헤알화도 올해 미국 달러 대비 21% 하락하면서 2020년 팬데믹 충격 이후 최약체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디 실바 브라질 대통령이 내놓은 급증하는 재정 적자 해결 공약에 대한 회의론이 확산하면서 브라질 헤알화의 하락 압력이 커졌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브라질 중앙은행은 지난 19일 하루에만 80억 달러 이상의 달러 매도 개입에 나선 것으로 추정됐으나 통화가치 하락세를 돌려놓지 못했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30일 거래에서도 현물환 시장에서 약 18억 달러를 내다 파는 등 2주 만에 약 200억 달러에 달하는 시장 개입을 단행한 것으로 추정됐다.

스탠다드차타드(SC)의 댄 판 이코노미스트는 "브라질의 높은 금리와 상대적으로 낮은 밸류에이션이 통화 가치에 일부 지지력을 제공할 수 있다"면서도 "재정 지속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높아지지 않는 상황에서 추세를 되돌리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웰스파고는 달러/브라질 헤알 환율이 현재 6.1781 수준에서 2026년 1분기에 7헤알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현재 수준보다 헤알화 가치가 약 13% 추가 하락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튀르키예, 금리 인하 이후 리라화 낙폭 커져


튀르키예 리라화도 지난주 중앙은행이 거의 2년 만에 기준금리를 인하한 뒤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다.

금리 인하 이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금리 관련 발언이 과거 그가 지지했던 비전통적 통화정책으로의 회귀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부채질하며 리라화 약세를 견인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내년에 튀르키예 금리가 확실히 하락할 것"이라며 "2025년이 이를 위한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튀르키예의 금리 인하 이후 리라화는 달러화 대비 지난 8월 이후 4개월여 만에 최저치로 하락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