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BOJ)의 가즈오 우에다 총재는 최근 정책회의에서 비둘기파적 입장을 유지하며, 금리 인상을 위해서는 내년 연간 임금 협상과 미국 경제 정책에 대한 추가 정보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는 미 연준이 향후 금리 인하에 신중한 입장을 보인 직후 나온 발언이다.
현재 G-10 통화 중 가장 저조한 실적을 보이는 엔화는 달러당 157.80엔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미국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일본 국채보다 3.5%포인트 높은 상황이다.
주목할 만한 점은 엔화 약세가 일본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과거와 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마사시 아쿠츠 전략가는 "달러 강세가 세계 경제와 금융 여건을 악화시키기 때문에, 엔화 약세가 일본 주식의 강세로 직접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기업지배구조 개혁과 인플레이션 환경으로의 전환에 따라 외국인 투자자들이 일본 주식에 대한 투자를 점진적으로 늘릴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 닛케이 평균지수는 43,500, 토픽스는 3,050을 목표로 전망됐다.
소시에테제네랄은 2025년 말까지 엔화가 142엔까지 절상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달러 기반 투자자들에게 투자금의 60% 헤지를 권고했다. 모건스탠리는 일본 시장에 대해 비중확대 의견을 제시하며, 특히 자본 효율성 개선과 자사주 매입, 배당금 증가에 주목했다.
노무라증권의 요시타카 스다 전략가는 "2025년 1분기 일본 주식에 대해 낙관적"이라면서도 "과거와 달리 국내 촉매제의 영향력이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의 지속적인 엔화 약세 기조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진단이 나온다.
한 경제연구소 관계자는 "엔화 약세 장기화는 한일 간 수출 경쟁에서 일본 기업들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며 "특히 자동차, 기계, 전자 등 양국 간 경합도가 높은 산업에서의 대응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금융권의 한 전문가는 "일본의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가 지속하는 상황에서 원화 가치의 상대적 강세가 우려된다"며 "수출기업들의 환 헤지 전략 강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반면 긍정적 측면도 있다고 분석한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일본의 기업지배구조 개선과 주주환원 정책 강화는 한국 기업들에 좋은 벤치마크가 될 수 있다"며 "이는 한국 기업들의 밸류에이션 제고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일본 기업들의 공급망 다변화 전략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중국을 대체하는 생산 기지로서 한국의 역할을 모색해볼 시점"이라고 제언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