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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 반도체 시장, AI가 70% 차지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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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 반도체 시장, AI가 70% 차지할 것"

도쿄일렉트론 CEO 인터뷰..."5년간 R&D에 1조5000억 엔 투자"

AI(인공 지능) 이니셜이 컴퓨터 마더보드에 배치되어 있는 모습.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AI(인공 지능) 이니셜이 컴퓨터 마더보드에 배치되어 있는 모습. 사진=로이터
도쿄일렉트론의 토시키 카와이 사장은 AI 반도체가 산업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하며,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공격적인 R&D 투자 계획을 밝혔다.

카와이 사장은 12월 30일(현지시각) 닛케이와의 인터뷰에서 "2024년은 AI가 모든 주목을 받은 해였으며, 반도체 시장은 2030년에 1조 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며 "이 중 AI 반도체가 70%를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그는 "반도체 시장이 2050년까지 현재의 10배인 5조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하며, "2029년 3월까지 5년간 연구개발에 1조5000억 엔(약 95억 달러)을 투자하고 모든 제품 범주에서 세계 최고의 점유율을 목표로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쿄일렉트론은 현재 증착 및 에칭 등 반도체 제조에 필수적인 10개 카테고리의 장비를 보유하고 있다. 카와이 사장은 "AI 반도체 투자가 예상보다 앞당겨지고 있어 올 회계연도 반도체 제조 장비 매출이 증가할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AI가 반도체 제조 장비 투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다. 카와이 사장은 "2024년 약 30%에서 2025년에는 약 40%까지 증가할 것"이라며, "장비 산업이 전체 반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0년 전 대비 두 배 증가한 20%에 달한다"고 밝혔다.

미·중 갈등과 관련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선거나 전쟁 등 단기적 이벤트보다는 중장기적 추세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지난 10년간 IoT와 클라우드 발전으로 도쿄일렉트론의 수익이 8배 증가했다"고 강조했다.

중국 시장에 대해서는 "2024년에만 수십 개의 새로운 반도체 제조업체가 등장했지만, 2025년은 이들이 시제품에서 양산 체제로 전환할 수 있는지를 시험하는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중국에는 9개의 프런트엔드 공정 장비 제조업체가 있으며, 이들의 합산 매출은 도쿄일렉트론의 중국 매출과 비슷한 수준이다.

카와이 사장은 지속 가능한 성장을 강조하며 "단기적인 기업 규모 확장보다는 핵심 기술 고도화와 수익성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R&D를 순전히 인력에만 의존하기보다는 AI를 활용한 제조업 혁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전기차 시장 등 일부 분야의 약세에 대해서는 "경기 변동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자율주행차와 전기차 분야가 지속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쿄일렉트론 CEO의 전망이 한국 반도체 산업에 주는 시사점이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특히 AI 반도체 시장 선점과 장비 기술 자립화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한 반도체 연구소 관계자는 "2030년 반도체 시장의 70%를 AI가 차지할 것이란 전망은 한국 반도체 산업의 전략 재편이 시급함을 시사한다"며 "메모리 중심 산업 구조를 AI 반도체 중심으로 전환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반도체 제조 장비 분야의 기술 자립화 필요성을 강조한다. 한 산업연구원 관계자는 "도쿄일렉트론이 5년간 1조 5000억 엔을 R&D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은 장비 산업의 중요성을 보여준다"며 "한국도 핵심 장비 기술 확보를 위한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더불어 AI를 활용한 제조혁신도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한 반도체 협회 관계자는 "일본이 R&D와 제조 과정에 AI를 적극적으로 도입하려는 움직임을 주목해야 한다"며 "한국도 AI 기반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