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크셔가 지난달 31일(현지시각)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공시에서 확인이 됐다.
이날 뉴욕 주식 시장 3대 지수가 사흘째 하락세를 이어가는 와중에도 베리사인 주가는 흐름이 양호했다.
최대 주주
공시에 따르면 버핏의 버크셔는 지난달 26~30일, 3거래일 동안 베리사인 지분 7만6487주를 더 확보했다. 모두 1560만 달러를 투입했다.
버크셔는 산하 보험 사업부문인 가이코를 통해 매수를 진행했다.
이로써 가이코의 베리사인 보유지분은 모두 799만6889주로 늘었다.
가이코가 보유한 지분, 또 버크셔 산하 다른 사업 부문의 연금이 보유한 지분을 더해 버크셔가 보유한 베리사인 지분은 1326만9826주에 이른다.
버크셔는 베리사인 지분을 13.8% 보유한 최대 주주다.
버핏 후계자가 주도
베리사인은 주식 시장이 호황을 누리는 와중에도 주가가 거의 변동이 없었다.
시장 실적 지표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500 지수가 2023년과 2024년 2년에 걸쳐 50% 넘게 폭등했지만 베리사인 주가는 거의 그대로였다.
주식을 사려는 사람이 없어 버크셔는 편하게 마음먹은 대로 베리사인 주식 매수를 진행할 수 있었다. 전형적인 구매자 시장이다.
다만 주식 매수 규모가 1560만 달러라는 소규모였던 점을 감안하면 이는 버핏이 직접 나선 투자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그가 후계자로 지명한 토드 콤스와 테드 웨슬러 둘 중 한 명의 작품일 가능성이 높다.
2013년부터 투자
버크셔가 베리사인 주식을 사 모으기 시작한 것은 11년 전인 2013년부터다.
2013년 주식 매수 뒤 수 년을 추가 매수 없이 보유만 했다.
그러다가 지난해 연말에 버크셔가 다시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베리사인은 미국 버지니아주 레스톤에 본사를 둔 업체로 닷컴 도메인 등록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다.
한때 승승장구하던 시절도 있었지만 당국이 베리사인의 인터넷 도메인 등록 가격 책정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면서 짭짤한 수입을 포기해야 했다.
저평가
베리사인은 미래 수익을 기준으로 한 주가수익배율(PER)이 현재 약 24배 수준으로 높지 않다. 지난해 초에는 2017년 이후 최저 수준인 21배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덕분에 베리사인은 버핏의 가치투자 원칙에 부합하는 종목이 됐다.
인터넷 도메인 등록이라는 안정적인 현금 흐름, 낮은 PER과 주가순자산비율(PBR) 등이 버핏에게 매력적일 수 있다.
베리사인은 규제완화를 내건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이미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가격 책정과 관련해 정부와 협의하기로 하면서 불안 요인 일부를 걷어냈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면 이 걱정은 벽장 속에 넣어둬도 좋을 것으로 보인다.
CNBC에 따르면 베어드의 롭 올리버 애널리스트는 분석노트에서 당국의 규제를 둘러싼 우려는 이제 과거가 됐다면서 베리사인 초점은 도메인 성장으로 이동했다고 평가했다.
올리버는 데이터가 개선을 나타내고 있다면서 거시 경제 개선 속에 기업들의 온라인 마케팅을 위한 도메인 생성이 증가하면 베리사인 실적 개선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베어드는 베리사인 추천의견을 중립에서 실적상회(매수)로, 목표주가는 지금보다 20% 높은 25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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