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현지시각)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과 스타링크 서비스 도입에 관한 논의를 최근 벌인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 논의가 테슬라 공장 건설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있는 이유는 라마포사 대통령이 테슬라의 배터리 공장을 남아공에 짓는 방안을 사실상 제안했기 때문이다.
포춘에 따르면 남아공에 진출하려는 외국 기업이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최소 30%의 흑인 지분을 보유해야 한다는 법적 규제를 통과해야 하는데 이 문제가 스타링크의 남아공 진출에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머스크는 이 규제를 완화하거나 적용하지 말 것을 라마포사 대통령에게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에 머스크는 대안으로 남아공 현지에 투자와 일자리 창출 보장을 약속하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규제 완화를 해주는 대신에 테슬라가 배터리 공장을 건립할 것을 머스크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의 배터리 공장이 남아공에 들어서면 남아공이 전기차 및 재생에너지 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란 판단에서다.
테슬라는 세계 최대의 에너지저장장치(BSS) 생산업체이고 남아공은 배터리 생산에 필수적인 리튬, 망간 등 핵심 광물 자원이 풍부해 글로벌 공급망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야후파이낸스는 “아직 양측의 협상은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고 전했다.
남아공 사례는 과거 인도네시아 정부가 머스크에게 스타링크 서비스와 테슬라 전기차 배터리 공장 설립을 동시에 제안했던 상황과 유사하다는 지적이다. 당시 머스크는 인도네시아의 지리적 위치에 이점이 없다는 이유로 인도네시아의 제안을 거절한 바 있다.
그러나 인도네시아는 테슬라 대신 머스크가 따로 창업한 인공지능(AI) 스타트업 xAI에 데이터 센터 건립을 제안하며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남아공이 스타링크를 도입하는 동시에 테슬라 배터리 공장까지 유치하는데 성공한다면 대규모 투자와 일자리 창출 효과를 불러 남아공 경제에 큰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남아공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는 데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야후파이낸스는 “이 협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다면 남아공은 아프리카 대륙 최초의 테슬라 배터리 공장을 유치하게 된다”고 전했다.
현재 테슬라는 아프리카 대륙에 공장이나 생산 시설을 전혀 두고 있지 않으며 대부분의 생산 기지는 미국, 중국, 독일 등에 위치해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