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인도네시아, AI에 자국 문화 접목 나서...脫서구화 주도

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비즈

공유
0

인도네시아, AI에 자국 문화 접목 나서...脫서구화 주도

현지 기업들 자체 언어모델 개발..."서구 중심 AI 보완할 것"

인도네시아가 자국 문화를 반영한 생성형 AI 모델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인도네시아가 자국 문화를 반영한 생성형 AI 모델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인도네시아가 자국의 문화와 언어를 반영한 생성형 AI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세계 최대 무슬림 국가인 인도네시아는 서구 중심의 AI 모델을 보완하기 위해 현지화에 주력하고 있다고 1일(현지시각) 일본의 경제신문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인도네시아 최대 IT기업 고투(GoTo)는 통신사 인도삿과 함께 자체 대규모 언어모델 '사하바트-AI'를 공개했다. 이 모델은 인도네시아어와 자바어 등 현지 언어로 학습됐으며, 인도네시아의 문화적 맥락을 이해하도록 설계됐다.
고투의 패트릭 왈루조 CEO는 "사하바트-AI가 지역적 맥락을 이해하고 글로벌 모델이 채우지 못한 간극을 메울 것"이라고 밝혔다. 오픈소스로 공개된 이 모델은 현재까지 1만1000회 이상 다운로드됐다.

교육 분야에서도 현지화 움직임이 활발하다. 인도네시아 최대 온라인대학인 테르부카대학은 자체 교과서와 사회문화 데이터로 학습된 AI 가상비서를 개발해 6만여 학생에게 배포했다. 이 시스템은 1928년 청년서약, 1945년 독립선언 등 국가 정체성과 관련된 역사적 사건들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갖추고 있다.
테르부카대학의 디마스 프라세티오 데이터과학부장은 "기존 AI 시스템이 서구의 가치관으로 개발돼 인도네시아의 정서와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문화 보존을 위한 AI 활용도 주목받고 있다. 시각장애인 교육지원 단체 야야산 미트라 네트라는 아랍어를 인도네시아 점자로 번역하는 AI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이슬람 기숙학교와 대학의 시각장애 학생들이 주 사용자가 될 전망이며, 현재 50개 학교가 도입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인도네시아는 현지 기업들의 AI 도입을 지원하고 있다. 다르마 시모랑키르 사장은 "많은 지역 기업들이 AI 서비스를 활용하고 있으며, AI의 영향력 극대화가 현재 목표"라고 밝혔다.

업계 전문가들은 "인도네시아의 AI 현지화 노력이 글로벌 AI 발전에 새로운 모델을 제시할 것"이라며 "문화적 다양성이 반영된 AI 개발의 중요한 사례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인도네시아의 AI 현지화 전략이 한국 AI산업에 중요한 시사점을 주고 있다. 특히 한국의 문화와 언어적 특성을 반영한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 AI연구소 관계자는 "인도네시아가 자국 문화를 반영한 AI 모델을 개발하는 것처럼, 한국도 한국어와 한국 문화에 특화된 AI 개발이 필요하다"며 "한류 콘텐츠와 연계한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 분야에서의 AI 활용도 주목할 만하다는 의견이다. 한 교육공학 전문가는 "한국의 교육 특성과 학습 문화를 반영한 AI 튜터링 시스템 개발이 필요하다"며 "입시교육과 평생학습 등 한국적 맥락에 맞는 AI 솔루션 개발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더불어 문화 보존과 AI의 결합도 검토할 만하다는 생각이 많다. 한 문화기술연구원 관계자는 "한국의 전통문화와 현대문화를 AI로 보존하고 계승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며 "이는 문화강국으로서의 경쟁력 강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AI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한국만의 독특한 문화적 강점을 살린 AI 개발이 필수"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