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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싱글몰트, 일본 130조 위스키 시장 공략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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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싱글몰트, 일본 130조 위스키 시장 공략 본격화

이토추와 손잡은 '기 원', 세계 3위 시장에서 日 산토리·닛카에 도전장

한국 수제 위스키가 일본 위스키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한국 수제 위스키가 일본 위스키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한국의 수제 위스키가 일본 시장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한국 최초의 싱글몰트 위스키 브랜드가 일본 대형 무역그룹 이토추를 통해 본격적인 유통망을 확보하게 된 점이라고 1일(현지시각) 일본의 경제신문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쓰리 소사이어티 증류소의 대표작 '기 원(Ki One)'은 2023년 일본 시장에 첫선을 보인 후, 2024년 9월부터는 이토추쇼쿠힌을 통해 유통망을 대폭 확대했다. 이는 한국 위스키의 일본 시장 진출에 있어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 위스키의 일본 수출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일본 재무성 자료에 따르면, 한국산 위스키의 공식 수입은 2022년에 시작되었다.

2023년에는 수입액이 371만 엔(약 2만3500달러)으로 전년 대비 3배가량 증가했으며, 수입량은 527리터로 12배나 증가했다. 2024년에는 더욱 성장세가 두드러져, 10월까지의 실적만으로도 2023년 수준에 근접했다.
쓰리 소사이어티는 한국 수제 맥주 업계의 선구자인 브라이언 도가 2018년 설립했다. 서울 근교 남양주에 위치한 증류소는 지리적 이점을 충분히 활용하고 있다.

이 지역은 양질의 샘물이 풍부하며, 큰 일교차와 계절차로 인해 위스키 숙성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받는다. 특히 여름과 겨울의 기온차가 최대 60도에 달해, 이러한 환경이 숙성 과정을 가속하여 단기간에도 고품질 위스키 생산을 가능케 한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한국의 위스키 산업은 1980년대에도 시도된 바 있다. 1988년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여러 증류소가 설립되었으나, 당시에는 기술적 한계로 인해 산업이 성장하지 못했다. 현재는 쓰리 소사이어티를 포함해 총 3개 회사가 싱글몰트 위스키를 생산하고 있으며, 이 중 쓰리 소사이어티만이 일본 수출을 진행하고 있다.

한편 한·일 양국의 위스키 교역은 양방향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의 일본 위스키 수입도 큰 폭으로 늘어나, 2023년에는 수입량이 전년 대비 69% 증가한 897톤을, 수입액은 93% 증가한 798만 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산토리의 히비키, 야마자키, 카쿠빈 등이 한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일본은 인도, 미국에 이어 세계 3위의 위스키 시장을 보유하고 있다.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의 조사에 따르면, 이러한 거대 시장에서 한국의 신생 브랜드들이 산토리 홀딩스나 닛카 위스키 디스틸링과 같은 현지 대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주요 유통망 확보가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프리미엄 제품으로 포지셔닝된 기 원은 700ml 한 병에 1만2000엔대의 가격으로 책정되어 있으며, 이토추쇼쿠힌은 백화점, 고급 레스토랑, 전문 주류매장을 중심으로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미 여러 국제 위스키 대회에서 수상한 이력이 있는 만큼, 품질면에서도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K-팝, K-뷰티, K-푸드 등 한국 문화 콘텐츠의 일본 내 인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한국 위스키의 약진은 새로운 한류 현상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다만 2023년 일본의 전체 주류 수입은 맥주 수입 증가에도 불구하고 리큐어 수입 감소로 인해 전년 대비 1% 감소했다는 점은 시장 진입에 있어 고려해야 할 요소로 지적된다.

한국 위스키 '기 원'의 일본시장 진출 성공 사례는 향후 일본 시장에 진출하려는 한국 기업들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대형 유통기 업과의 제휴가 시장 진입의 핵심으로 부각된다. 쓰리 소사이어티는 초기에는 교토의 중소 주류회사를 통해 제한적으로 진출했으나, 이토추쇼쿠힌이라는 대형 유통망을 확보함으로써 전국 단위의 유통이 가능해졌다. 이는 일본 시장에서 유통 채널 확보가 성공의 핵심 요소임을 명확히 보여주는 사례다.

프리미엄 전략 또한 주목할 만한 성공 요인이다. '기 원'은 700ml에 1만2000엔이라는 고가 정책을 채택하고 백화점, 고급 레스토랑 등 프리미엄 채널에 집중했다. 세계적 수준의 품질을 바탕으로 한 차별화 전략이 일본의 까다로운 소비자들을 공략하는 데 효과적으로 작용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기 원'의 성공 사례는 향후 일본 시장 진출을 준비하는 한국 기업들에 현지 유통 파트너십 구축, 프리미엄 포지셔닝, 한류 시너지 활용 등이 중요한 전략적 과제임을 보여준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