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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템플워터, 중동 에너지 전환 시장 공략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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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템플워터, 중동 에너지 전환 시장 공략 본격화

오만 국부펀드와 52억 달러 규모 협력...GCC 친환경 운송시장 진출 가속

홍콩 사모펀드 템플워터가 중동 지역의 에너지 전환 사업에 본격 진출한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홍콩 사모펀드 템플워터가 중동 지역의 에너지 전환 사업에 본격 진출한다. 사진=로이터
홍콩 사모펀드 템플워터(Templewater)가 중동 지역의 에너지 전환 사업에 본격 진출한다. 오만 국부펀드와의 협력을 통해 현지 시장 진출을 가속하는 한편, 자사가 보유한 무공해 상용차 제조사 위즈덤 모터를 통해 걸프협력회의(GCC) 국가들의 친환경 운송 수요 공략에 나선다는 전략이라고 2일(현지시각)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템플워터의 유펑 완 탈탄소화 투자 책임자는 "오만 투자청(OIA)이 조성한 52억 달러 규모의 퓨처 펀드 오만과 협력해 에너지 전환 및 현지화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기금은 녹색 에너지를 비롯해 관광, 산업 및 제조업, 정보통신기술, 항만 및 물류 등 다양한 분야의 발전 잠재력을 키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템플워터는 자사가 대주주로 있는 위즈덤 모터를 통해 GCC 6개국에서 제조, 서비스, 판매 유통망 구축을 추진 중이다. 이미 지난해 3월 500억 달러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는 OIA와 친환경 운송 분야 투자 협력을 위한 예비계약을 체결했으며, UAE에서는 맞춤형 수소동력 차량 공급 계약도 확보했다.

위즈덤 모터의 펠릭스 쉬 최고전략책임자는 "GCC 국가들의 탈탄소화 전략과 의제에 부합하는 무공해 상용차 솔루션을 제공하는 선도기업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오만과 UAE를 포함한 GCC 회원국들의 GDP는 2023년부터 2050년까지 6조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녹색 이니셔티브를 적극적으로 도입할 경우 그 규모는 13조 달러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2018년 전직 은행가 클리프 장과 남아공 인베스텍 그룹이 공동 설립한 템플워터는 현재 15억 달러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홍콩 시티버스 운영사인 브라보 트랜스포트의 지분 30%도 보유하고 있으며, 첫 번째 탈탄소화 기금으로 3억 달러 모금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위즈덤 모터는 이미 UAE 시장에서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다. 2023년 11월 아부다비에 첫 12미터급 수소 시내버스를 도입했으며, 현재 3대의 버스가 인구 380만의 도시 아부다비 도로를 달리고 있다. 이는 2025년 말까지 진행되는 에미리트의 친환경 버스 평가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유펑 완 책임자는 "오만에서는 포괄적 에너지 전환과 새로운 에너지 환경 구축을, UAE에서는 시티버스 운영과 수소버스 생산 경험을 살린 수소 대중교통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오만의 경우 풍부한 태양열과 풍력자원, 광활한 부지를 바탕으로 재생에너지 비용 경쟁력이 매우 높다고 분석했다.

오만은 '비전 2040'을 통해 경제 다각화와 지속가능 개발을 국가 우선순위로 설정했다. 현재 풍력터빈과 태양전지 수입에 주력하고 있지만, 제조업 현지화와 핵심기술 보유 글로벌 기업 유치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완 책임자는 "최근 지정학적 긴장과 공급망 다각화 속에서 중동은 '중립지대' 역할을 하고 있다"며 "기업들이 새로운 자금과 시장을 활용할 수 있는 이상적인 장소"라고 평가했다.

그는 "에너지 전환은 단순한 정책적 구호가 아닌 엄청난 경제적 잠재력을 지닌 분야"라며 "투자자들의 관심과 참여를 적극 유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템플워터의 중동 진출 사례는 한국 기업들에 중동 시장의 새로운 기회를 시사한다. 특히 중동 국가들이 추진하는 에너지 전환 정책이 한국 기업들에 유망한 시장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우선 주목할 점은 국부펀드와의 전략적 제휴다. 오만의 사례처럼 중동 국가들은 국부펀드를 통해 적극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 기업들도 현지 국부펀드와의 협력을 통해 안정적인 시장 진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는 친환경 교통 인프라 시장의 잠재력이다. 한국은 수소버스, 전기차 등 친환경 모빌리티 분야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중동 국가들의 탈탄소화 정책과 맞물려 한국의 친환경 교통 기술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셋째, 현지화 전략의 중요성이다. 오만의 경우 제조업 현지화와 핵심기술 보유 기업 유치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한국 기업들도 단순 수출을 넘어 현지 생산, 기술 이전 등을 포함한 종합적인 진출 전략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주목할 점은 중동이 지정학적 '중립지대'로서 가지는 가치다. 최근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에서 중동은 새로운 전략적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한국 기업들에 중동은 새로운 자금조달과 시장 다변화를 위한 전략적 요충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