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머스크, 사이버트럭 폭발도 기회로 삼았다

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비즈

공유
0

머스크, 사이버트럭 폭발도 기회로 삼았다

지난 1일(현지시각)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트럼프 호텔 앞에서 폭발한 테슬라 사이버트럭.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1일(현지시각)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트럼프 호텔 앞에서 폭발한 테슬라 사이버트럭. 사진=로이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범상치 않은 인물이라는 점을 새해 벽두에 다시 입증했다.

새해 첫 날인 1일(현지시각)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 외곽에서 테슬라의 상징 같은 전기 픽업트럭 사이버트럭이 불이 난 뒤 폭발했지만 머스크는 이를 테슬라 이미지를 끌어올리는 데 활용했다.
새해 첫 날 언론에 도배되다시피 한 악재를 홍보 소재로 삼았다.

이는 일반적인 경우였다면 대형 악재일 수밖에 없었다. 화재에 취약한 전기차 배터리를 엄청나게 싣고 다니는 사이버트럭의 안전성이 의심을 받기 때문이다.
그러나 머스크와 테슬라는 다르게 대응했다.

사이버트럭을 영웅으로


머스크는 폭발 사고를 쉬쉬하거나 외면하는 대신 이에 정면으로 맞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최측근이라는 강점까지 동원해 신속한 수사를 촉구했다.

사이버트럭이 사고로 화재가 나 폭발했을 가능성이 없으니 당국이 고의적인 화재를 의심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3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머스크는 폭발 사고 뒤 자신의 소셜미디어 X를 통해 이번 폭발과 관련한 핵심 사항들을 자신의 팔로워들에게 공개했다.

특히 그가 신속한 수사를 촉구하고, 폭발 핵심 요인들을 공개하던 당시 머스크는 플로리다주 마러라고의 트럼프 자택에 머물며 신년행사를 치르던 중이어서 무게감이 더 컸다.

머스크는 1일 자정 무렵 사이버트럭에 관한 '영웅전' 구도를 만들어냈다.

사이버트럭이 워낙 튼튼하게 만들어진 덕에 주변에 있던 이들이 폭발 사고에도 피해를 입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현재 사이버트럭 폭발은 테러 공격으로 간주되고 있다.

머스크는 1일 자정 무렵 X에 올린 글에서 “사악한 얼간이들이 테러 공격에 잘못된 차량을 동원했다”면서 “사이버트럭에는 실제로 폭발물이 담겨 있었고, 위를 향해 폭발하도록 돼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이런 폭발 테러에도 불구하고 “(호텔) 로비 유리 문 한 장 깨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승부에 강한 머스크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의 대표 관광지 프렌치쿼터에서 1일 새벽 한남성이 포드 픽업트럭으로 군중들을 쳐 최소 14명이 숨졌다는 소식에 이어 정오를 조금 넘긴 시각 라스베이거스에서 사이버트럭이 폭발했다는 소식은 온 국민의 관심이 쏠리는 테슬라에는 엄청난 악재가 될 수 있었다.

특히 오후 내내 알려진 사실은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 앞에 있던 2024년형 사이버트럭이 폭발했고, 이 사고로 1명이 사망했으며 7명이 부상을 입었다는 점 뿐이었다.

연기가 차량 앞에서 솟구치고 있었지만 당국은 화재 원인에 대해 함구 중이었다.

머스크의 X에는 “사이버트럭이 라스베이거스 트럼프 호텔 앞에서 날아갔다”는 글과 관련 사진들이 당국 발표 약 40분 뒤에 올라왔다.

초기에 이 화재와 폭발 사고는 인화성 리튬 배터리로 가득한 사이버트럭에서 배터리가 잘못되며 발생한 화재일 것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테슬라는 인화성 높은 배터리들을 자체 기술과 소프트웨어로 안정시켰다며 주장해왔지만 의구심은 높았다.

그러나 머스크는 신속한 수사를 촉구하며 사이버트럭이 화재 위험에서 안전하다고 주장했고, 이같은 승부수는 먹혔다.

머스크의 승부수는 그동안 잘 통했다.

2019년에는 중국에서 모델S가 갑작스레 불이 붙으면서 폭발하는 장면이 CCTV에 잡혀 전세계에 퍼진 사건도 잘 대처했다.

머스크는 당시 트윗에서 “연간 100만대 이상의 내연기관 자동차들이 불에 타고, 수천명이 사망한다”면서 “그러나 인명피해도 없는 테슬라 전기차 한 대 화재 사고가 가장 큰 헤드라인이 됐다”고 꼬집었다. 그는 “왜 이중잣대를 들이대냐”고 항변했다.

머스크는 이어 “대부분 전기차처럼 테슬라는 내연기관 자동차에 비해 불이 날 확률이 '500%' 넘게 낮다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내연기관 자동차는 불에 굉장히 잘 붙는 연료를 가득 싣고 있는데 왜 이런 점은 전혀 언급되지 않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머스크는 이번 라스베이거스 사고에 직면해서도 신속한 대응에 나섰다.

회사가 사건 현장에서 직접 조사에 나서도록 했고, 사고 차량과 충전소 정보를 수집해 이 차량이 콜로라도주에서 라스베이거스까지 주행했다는 사실을 당국에 알리기도 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