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야마 교수는 "트럼프가 공약한 수입품에 대한 전면적 관세 인상과 불법 이민자 대규모 추방은 현실적으로 실현이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관세 인상은 즉각적인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수 있어 트럼프도 신중하게 접근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트럼프의 컴백을 이끈 주요 경제적 배경으로는 인플레이션이 지목됐다. 후쿠야마 교수는 "1970년대 이후 처음 겪는 높은 물가상승이 미국인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고, 이것이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한편 미국의 헤게모니 약화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후쿠야마 교수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의 일방적 지배는 끝났다"며 "터키, 브라질, UAE 등 중견국들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더욱 다자간 세계 질서로 변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러한 변화가 오히려 긍정적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이 지배적이었던 시기에 그 힘을 현명하게 사용하지 못했다"며 "다극화된 세계 질서가 더 안정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변화는 글로벌 경제 질서의 재편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트럼프의 보호무역 정책이 현실화될 경우, 글로벌 공급망의 재구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미국의 동맹국들에 새로운 경제적 도전이 될 전망이다.
후쿠야마 교수의 분석이 한국 경제에 시사하는 바는 크게 세 가지 측면에서 주목할 만하다.
우선 미국의 보호무역 강화에 대비한 새로운 수출전략 수립이 시급하다. 트럼프가 예고한 전면적 관세 인상이 실현될 경우, 대미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기업들의 타격이 불가피하다. 특히 자동차, 철강 등 주력 수출품목에 대한 위험 관리가 필요하며, 수출시장 다변화도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둘째,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따른 기회 요인도 있다. 미국이 중국과의 디커플링을 가속화하는 상황에서 한국은 새로운 가치사슬 구축의 핵심 파트너가 될 수 있다. 특히 반도체, 배터리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미국과의 협력을 강화할 여지가 크다.
마지막으로 다극화되는 세계 경제 질서에 대한 대응이 중요하다. 터키, 브라질, UAE 등 중견국들의 영향력이 커지는 상황에서 이들과의 경제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특히 신흥국 시장 진출을 위한 새로운 전략 수립이 요구된다.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한국 경제의 체질 개선이 선행되어야 한다. 산업구조 고도화, 기술경쟁력 강화, 신시장 개척 등을 통해 대외 충격에 대한 내성을 키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