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의 한 스낵바 운영자 빌랄은 "대량학살이 자행되는 국가를 지지할 수 없다"며 2024년부터 코카콜라 대신 콜라 투르카를 구매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많은 외국인 관광객들도 호기심으로 이 음료를 찾는다"고 전했다.
특히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코카콜라가 이스라엘을 지원한다는 주장이 퍼지면서 스타벅스, 네슬레 등과 함께 주요 불매 대상이 됐다. 스타벅스는 "어떤 정부나 군사작전에도 자금을 지원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지만, 소비자들의 불매 기조는 계속되고 있다.
DyDo의 또 다른 튀르키예 탄산음료 브랜드 '캄리카'도 가자사태 이전보다 매출이 2배 이상 증가했다. 회사 측은 독일, 덴마크, 스웨덴 등 튀르키예 외 무슬림 소비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주목할 점은 콜라 투르카가 일본 기업 소유임에도 소비자들의 거부감이 없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튀르키예 소비자들은 여전히 이를 현지 제품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일본과의 관계를 아는 이들도 일본을 튀르키예의 우방으로 여겨 미국 기업에 대한 것과 같은 반감을 보이지 않는다.
이러한 현상은 다른 무슬림 국가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이집트산 콜라 'V7'은 중동 등지로의 수출이 전년 대비 3배 증가했으며, 파키스탄의 현지 브랜드 '파콜라'와 '콜라 넥스트'도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가자 사태로 인한 무슬림 소비자들의 미국 브랜드 불매운동은 한국 기업들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정치적 갈등이 소비자 행동의 급격한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들의 대응 전략이 중요해졌다. 특히 무슬림 시장에서 기업의 국적과 이미지가 구매 결정의 주요 요인이 될 수 있어 유연한 마케팅 전략 준비가 필요하다.
무슬림 시장에서 현지화 전략도 더욱 중요해졌다. 튀르키예의 콜라 투르카처럼 현지 브랜드로 인식되는 제품이 위기 상황에서 오히려 기회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지 기업과의 협력이나 현지 브랜드 인수 등 다양한 진출 전략 검토가 요구된다.
또한, 기업 이미지 관리의 중요성도 부각한다. 일본 다이도 그룹이 튀르키예에서 긍정적 이미지를 유지했듯이, 무슬림 시장에서 우호적 이미지 구축이 필수적이다. 특히 글로벌 정치 갈등 속에서 기존 글로벌 브랜드의 입지 약화는 한국 기업들에 새로운 틈새시장 공략 기회가 될 수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