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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中 이커머스 기업 대상 '핀셋 관세' 도입...글로벌 관세전쟁 재점화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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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中 이커머스 기업 대상 '핀셋 관세' 도입...글로벌 관세전쟁 재점화되나

트럼프 압박에 中 기업 테무·쉬인 겨냥 19% 고정관세 부과

멕시코가 중국 이커머스 기업들에게 '핀셋 관세'를 도입하면서 글로벌 직구시장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멕시코가 중국 이커머스 기업들에게 '핀셋 관세'를 도입하면서 글로벌 직구시장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사진=로이터
멕시코가 중국 이커머스 기업들을 겨냥한 '핀셋 관세'를 도입하면서 글로벌 직구시장에 지각변동이 예고된다. 미국 트럼프 당선인의 통상압박에 대응하는 동시에 자국 시장 보호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멕시코 세무국(SAT)은 3일(현지시각) 중국 등 비(非)자유무역협정 체결국으로부터의 택배 수입품에 19%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반면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회원국인 미국과 캐나다로부터의 수입품에는 50~117달러 구간에만 17% 관세가 적용된다.
이는 테무와 쉬인 등 중국 이커머스 기업들의 멕시코 시장 공략을 정조준한 조치로 해석된다. 이들 기업은 그동안 '최소화물 면세(de minimis exemptions)' 제도를 활용해 소형 화물에 대한 관세를 면제받아왔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트럼프의 당선 이후 중국에 대한 강경 기조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가 멕시코산 제품에 25% 관세 부과를 위협한 직후인 지난해 11월, 중국산 모조품 단속을 위해 멕시코시티 쇼핑센터를 급습하는 등 강력한 제재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번 조치는 중국 온라인 업체들의 가격 경쟁력을 직접적으로 약화시킬 전망이다. 그동안 이들은 배송·취급 비용 절감을 통해 저가 제품을 앞세워 멕시코 시장을 공략해왔다. 특히 4%대의 인플레이션 상황에서 가격 경쟁력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다만 갑작스러운 관세 부과가 오히려 멕시코 경제에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중국산 제품의 공백을 메울 만한 국내 공급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수입 관세 인상은 물가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멕시코 정부는 지난해 12월 의류, 가정용품, 식품 등 중국산 비중이 높은 품목에 대한 수입 관세 인상도 발표했다.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경제장관은 "불법 수입품 단속을 전국적으로 확대하겠다"며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업계에서는 멕시코의 이번 조치가 글로벌 전자상거래 시장의 새로운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미국도 최소화물 면세 제도 재검토를 예고한 만큼, 중국 이커머스 기업들의 해외 진출 전략에 근본적인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멕시코의 중국산 직구 제품 관세 부과는 한국 경제에 새로운 시사점을 제공한다.

우선 글로벌 통상환경이 보호무역 기조로 급격히 전환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트럼프 재집권 이후 미국과 긴밀한 관계에 있는 국가들이 대중 견제에 동참할 가능성이 커졌다. 한국도 이러한 통상환경 변화에 대한 선제적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

둘째, 글로벌 이커머스 시장의 판도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 중국 기업들의 해외 진출이 제한되는 상황은 한국 이커머스 기업들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특히 K-패션, K-뷰티 등 한국 제품에 대한 글로벌 선호도를 활용한 해외시장 공략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수출시장 다변화의 중요성이다. 미국과 멕시코 등 주요국들의 대중 견제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한국 기업들도 리스크 분산을 위한 새로운 수출전략 수립이 요구된다. 특히 신흥국 시장 개척과 현지화 전략 강화가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