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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산유국, AI시대 첨단기술 파트너 中에서 日로 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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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산유국, AI시대 첨단기술 파트너 中에서 日로 선회

트럼프發 미·중갈등 심화에 기술협력 다변화...日企 우주·반도체 수주 늘려

아랍에미리트는 AI 및 우주기술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아랍에미리트는 AI 및 우주기술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중동 산유국들이 첨단기술 확보를 위해 일본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트럼프 재집권으로 미·중 갈등이 심화할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UAE와 사우디아라비아가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일본을 새로운 기술 파트너로 주목하고 있다고 3일(현지시각) 일본의 경제신문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이는 2010년대 중국의 일대일로 구상을 통해 강화됐던 '룩 이스트(Look East)' 정책의 방향이 수정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AI, 우주기술 등 첨단 분야에서 미국의 대중 견제가 강화되면서 중동 국가들의 기술협력 파트너 다변화가 불가피해졌다.
대표적인 사례가 UAE의 AI 개발사 G42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4월 G42에 15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는데, 이 과정에서 G42는 화웨이 등 미국이 블랙리스트에 올린 중국 기업들과의 관계 단절을 약속했다. UAE의 달 탐사선을 중국의 창어 7호에 탑재하려던 계획도 미국의 규제로 무산됐다.

일본 기업들은 이러한 상황을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 미쓰비시중공업, NEC 등 20여 개 일본 기업이 최근 UAE를 방문해 우주 기술 수출을 추진했다. 미국과 동맹 관계에 있는 기술 선진국이라는 일본의 위치가 중동 시장 진출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중동 전문가들은 "UAE 등 중동 국가들이 미국 한 나라에만 의존할 수 없지만, 중국과 너무 가까워지는 것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며 "이에 따라 일본으로 관심을 돌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변화는 일본뿐 아니라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게도 기회가 되고 있다. 한국은 지난 5월 UAE와 경제동반자협정을 체결해 자동차와 방산 수출을 확대하고 있으며, 인도도 사우디아라비아와 디지털 인프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중동 산유국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에너지 의존형 경제에서 탈피하려는 노력과 맞물려 있다. UAE와 사우디아라비아는 AI와 첨단기술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구상 아래 막대한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중동 국가들은 미국, 유럽, 중국, 러시아 등 강대국들과 균형적인 관계를 유지하며 자국의 안보와 경제적 이익을 극대화해왔다. 특히 미국의 중동 군사개입이 감소한 이후에는 파트너 다변화에 더욱 박차를 가했다.

향후 중동 시장을 둘러싼 기술 강국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트럼프 재집권 이후 미·중 갈등이 심화할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일본과 한국, 인도 등 아시아 국가들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