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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IT 공룡들, 알고리즘 문제 개선 '자구책' 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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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IT 공룡들, 알고리즘 문제 개선 '자구책' 내놓는다

바이트댄스·PDD 등 "투명성 높이고 가격 차별 없앨 것"...정부 단속에 화답

중국 빅테크 기업 바이트댄스 로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빅테크 기업 바이트댄스 로고. 사진=로이터
중국의 주요 IT 기업들이 알고리즘 오용 문제 해결을 위한 자구책을 잇달아 발표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알고리즘 규제 캠페인을 시작한 데 따른 것으로, 빅테크 기업들의 자발적 개선 의지가 주목된다고 4일(현지시각)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틱톡의 중국 버전인 더우인을 운영하는 바이트댄스는 알고리즘 추천 시스템의 투명성 제고를 위해 연내 안전센터를 설립하기로 했다. 회사 측은 웨이챗 공식 계정을 통해 "더 다양한 동영상 피드를 제공하고 허위정보와 온라인 폭력 근절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글로벌 이커머스 플랫폼 테무의 모기업인 PDD도 자사 쇼핑앱 핀둬둬의 알고리즘 개선을 약속했다. PDD는 "빅데이터를 활용한 가격 차별을 방지하고 더 건강한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선언했다.

중국판 인스타그램으로 불리는 샤오홍슈는 이용자들에게 앱 알고리즘의 작동 원리를 공개하고, 개인화 추천 기능을 언제든 끌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알고리즘 개선을 위한 이용자 의견 수렴도 진행 중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지난해 11월 시작된 중국 정부의 3개월간 알고리즘 규제 캠페인에 대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중국 공산당 사이버공간위원회와 공업정보화부 등이 주도하는 이번 캠페인은 '필터 버블'과 차별적 가격 책정 등 알고리즘 오용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목표다.

중국 사이버공간관리국(CAC)은 지난달 메이투안, 디디추싱, 바이두 등 베이징 소재 11개 플랫폼 기업 대표들과 면담을 갖고 알고리즘 관련 문제를 논의했다. 상하이 지역에서도 핀둬둬, 샤오홍슈, 빌리빌리 등 100개 이상의 기업들과 유사한 논의가 진행됐다.

특히 음식배달 플랫폼 메이투안은 전문가, 이용자, 배달원, 상인들과 분기별 회의를 열어 알고리즘을 개선하기로 했다. 또한, 배달원 보호를 위해 배송 경로를 최적화하고 초과근무 방지 시스템을 도입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단속은 2022년 CAC가 발표한 규정에 근거한 것으로, 2월 14일까지 진행된다. 해당 규정은 플랫폼 기업들에 "긍정적 에너지 촉진"과 함께 이용자들의 개인화 추천 기능 선택권을 보장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의 알고리즘 규제가 빅테크 기업들의 자발적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이용자 보호와 공정 경쟁 촉진이라는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중국의 알고리즘 규제 강화와 IT 기업들의 대응은 한국 IT 산업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글로벌 디지털 환경에서 알고리즘의 투명성과 공정성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알고리즘 규제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 되고 있다. 한국 IT 기업들도 정부 규제에 앞서 자발적인 개선책 마련이 필요하다. 특히 개인화 추천 시스템의 투명성 제고와 필터 버블 방지, 가격 차별 해소 등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플랫폼 노동자 보호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메이투안의 사례처럼 배달원 보호를 위한 알고리즘 개선은 한국의 배달 플랫폼 기업들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효율성과 노동자 보호의 균형점을 찾는 노력이 요구된다.

이용자 참여형 알고리즘 개선 모델도 참고할 만하다. 전문가, 이용자, 종사자들이 참여하는 정기적인 논의 구조를 통해 알고리즘을 개선하는 방식은 한국 기업들도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알고리즘 규제는 위기가 아닌 기회가 될 수 있다.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이는 것이 장기적으로 플랫폼 생태계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길이라는 점을 한국 IT 기업들도 인식해야 할 시점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