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오프라야 강 동쪽에 위치한 송왓은 1900년대 초 태국의 주요 무역 중심지였다. 중국, 인도, 서구 상인들이 모여들어 활발한 교역을 펼쳤으며, 짜런 폭판드 그룹, 방콕 은행 등 태국 대기업들의 발상지이기도 하다.
최근 젊은 기업가들이 송왓의 잠재력에 주목하고, 이 지역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푼피차 타이차쿠나부드(Punpitcha Taychakhoonavudh)는 2017년, 송왓에 '호스텔 어비(Hostel Urby)'를 열었다.
푼피차는 "송왓은 풍부한 역사와 문화적 다양성을 간직한 매력적인 공간"이라며 "젊은이들이 송왓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이 지역의 활성화에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송왓에는 호스텔 어비 외에도 다양한 매력을 가진 공간들이 숨겨져 있다. 피차야 순토르냐나키즈(Pichaya Soontornyanakij)는 120년 된 가족의 집을 개조해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 '포통(Potong)'을 열었다. 포통은 태국 전통 요리와 중국 요리를 접목한 독창적인 메뉴로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키아티왓 스리찬완펜(Kiattiwat Srichanwanpen)은 3대째 가업을 이어온 신발 도매상 건물에 '플레이 아트 하우스(PLAY art house)'라는 아트 갤러리를 열었다. 그는 지역 예술가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다양한 문화 행사를 개최하며 송왓의 문화적 다양성을 알리고 있다.
2022년에는 지역 기업가와 전통 사업가들이 모여 '메이드 인 송왓(Made in Song Wat)'이라는 단체를 결성했다. 이들은 송왓의 역사와 문화를 홍보하고,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메이드 인 송왓은 '전통과 창의성이 만나는 곳'이라는 슬로건 아래 송왓을 매력적인 관광지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환경 보호, 쓰레기 감축 등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송왓의 변화에 일본 문화가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송왓의 기업가들은 일본의 하라주쿠, 교토 등을 방문하며 도시 재생, 문화 공간 조성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었다.
푼피차는 일본의 저렴하고 편안한 호스텔에서 영감을 받아 호스텔 어비를 열었고, 다른 기업가들도 일본의 트렌디한 거리 문화를 송왓에 접목시키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송왓은 전통과 현대, 동양과 서양 문화가 공존하는 독특한 매력을 지닌 공간이다. 젊은 기업가들의 열정과 창의성이 송왓을 더욱 매력적인 공간으로 만들어가고 있으며, 앞으로 송왓이 방콕을 대표하는 문화 명소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