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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양자컴퓨팅 등장" 가상화폐 고래 대규모 이탈 …대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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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양자컴퓨팅 등장" 가상화폐 고래 대규모 이탈 …대체 왜?

양자컴퓨팅 리게티 아이온큐 실스크 디웨이브 …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 "암호화폐 비밀 해독

뉴욕증시/사진=로이터 이미지 확대보기
뉴욕증시/사진=로이터
라스베이가스 CES 가전쇼에 인공지능에 이어 양자컴퓨팅 기술이 전시되면서 가상화폐 고래 등이 대규모 이탈하고 있다. CES 양자컴퓨팅 들이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 등 암호화폐의 비밀을 해독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가상화폐들이 위축되는 모습이다.

6일 뉴욕증시에 따르면 양자컴퓨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구글이 현존하는 최고 성능의 슈퍼컴퓨터를 능가하는 양자컴퓨터를 개발하면서 양자컴퓨팅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졌다. 구글은 지난해 12월 양자 칩 ‘윌로우’를 공개했다. 이 칩을 탑재한 양자컴퓨터는 슈퍼컴퓨터가 10셉틸리언(septillion·10자)년 걸리는 계산을 5분 안에 해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10셉틸리언은 10의 25제곱으로, 1조의 10조배에 달하는 수다. 구글은 양자컴퓨터가 정보를 사용하는 기본 단위인 큐비트가 늘어날수록 오류가 증가하는 문제를 해결했으며, 실시간으로 오류를 수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구글의 신형 양자프로세서 '윌로우는 양자컴퓨터의 지평을 바꾸고 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5’도 양자컴퓨팅 부문을 신설했다. 특히 2025년은 유엔(UN)이 정한 ‘세계 양자과학기술의 해’이기도 하다. 1925년 독일 물리학자 베르너 하이젠베르크가 양자역학을 수학적으로 표현한 ‘행렬 역학’을 발표해 양자역학의 근간을 다진 100주년을 기념한 것이다.

양자컴퓨터는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물리 단위인 양자의 역학 원리를 정보처리에 적용한 컴퓨팅 기술을 말한다. 기존 슈퍼컴퓨터보다 처리속도가 1억배 이상 빠르다. 일반 컴퓨터는 0 아니면 1로만 계산한다. 이때 사용되는 연산단위가 1비트(bit)다. 반면 양자컴퓨터는 0과 1을 동시에 계산한다. 0과 1이 분리되지 않아 많은 정보처리가 가능하다. 이런 속도 향상은 양자역학 현상인 중첩, 얽힘으로 가능하다.
양자컴퓨터는 정보 단위로 기본 ‘비트’ 대신 ‘큐비트’를 쓴다. 1큐비트가 ‘0과 1’ 2개의 상태를 동시에 가진다. 1개 값만 가진 1비트에 비해 2배 빠른 계산이 가능하다. 2큐비트는 ‘00, 01, 10, 11’ 4개 상태를 동시에 가져 2비트보다 4배 빠르며, 3큐비트는 8배, 4큐비트는 16배로 늘어난다. 그만큼 입력된 정보를 처리하는 속도가 빨라지는 것이다. 덕분에 여러 연산을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다. 큐비트의 수가 늘어날수록 처리 가능한 정보량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양자컴퓨팅 기술이 발전할수록 가장 큰 혜택을 받을 것으로 기대되는 분야 중 하나는 제약 산업 그중에서도 특히 신약 개발이다. 의약품은 근본적으로 물리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작은 입자들인 만큼 양자컴퓨터의 연산능력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이유다. 학계에서도 양자컴퓨터를 통해 신약 물질 탐색 및 개발에 비약적인 발전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비트코인 보안 분야에선 양자컴퓨터 기술이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양자컴퓨터가 현재 일상에서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암호체계인 공개키 암호화방식(RSA)에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RSA는 천문학적인 수를 소인수 분해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를 해독하는데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린다. 양자컴퓨터는 뛰어난 연산능력으로 단기간에 RSA 암호를 해독할 수 있다. 양자컴퓨터 기술이 상용화되면 기존 암호화폐 보안체계마저 깨트릴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구글의 신형 양자컴퓨터 개발 소식이 전해진 뒤 암호화폐의 일종인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비트코이니스트 등 가상자산 전문 매체들은 지난 11일 “구글의 윌로우가 가상자산 하락을 부추겼다”며 “양자컴퓨터의 발전이 가상자산 업계에 불안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전했다.

가상자산은 지난해 시가총액 1·2위인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미국에서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출시되면서 제도권 편입 원년으로 기록됐다. 미국 대선에서 ‘친(親) 가상자산’ 공약을 내세운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당선되면서 상승 동력을 얻었다. 올해 가상자산 규제 완화가 예상되면서 새 국면 전망이 나온다. 비트코인은 지난해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과 4차 반감기 도래, 트럼프 당선 등 3차례 상승 동력을 토대로 사상 최고치(12월15일·10만8268달러)를 기록했다. 1차 상승 동력은 현물 ETF 승인이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난해 1월 10일(현지시간) 블랙록, 그레이스케일 등이 신청한 11개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했다. 현물 ETF 승인은 기관투자자들이 제도권 금융규제 아래 안전하게 가상자산에 투자할 길이 열렸단 의미다.

4차 반감기가 도래하면서 2차 상승 국면을 맞았다. 반감기란 비트코인 채굴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시기다. 공급이 감소하지만 수요가 그대로일 경우 이론상 가격이 오르게 된다. 반감기 직전 일주일 만에 10% 넘게 상승했지만 이후 중동 정세불안 등 지정학적 위기와 일본 마운트곡스 상환물량 등 여파로 등락을 겪었다. 다만 4년 주기로 찾아오는 반감기를 겪으면서 상승 기반을 마련했다. 이후 트럼프 당선과 대표적인 가상자산 규제론자 개리 겐슬러 SEC 위원장이 사임 의사를 밝히면서 비트코인은 3차 상승 국면을 맞았다. 트럼프 당선인은 ‘비트코인 전략적 비축’ 등을 내세우며 규제 완화를 예고했다. 특히 갠슬러 위원장이 사임한다는 소식이 알려진 직후 비트코인은 떴다.

가상자산은 지난해 시가총액 1·2위인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미국에서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출시되면서 제도권 편입 원년으로 기록됐다. 미국 대선에서 ‘친(親) 가상자산’ 공약을 내세운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당선되면서 상승 동력을 얻었다. 올해 가상자산 규제 완화가 예상되면서 새 국면 전망이 나온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