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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새해 테크·금융·소매 분야 구조조정 본격화...감원 '칼바람'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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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새해 테크·금융·소매 분야 구조조정 본격화...감원 '칼바람' 예고

트럼프 정부 출범이 변수로 부상, AI 투자 확대 동시에 감원 선풍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정부 출범이 올해 미국 노동 시장에 중대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미 일리노이주 시카고시 한 자동차 정비소에서 근로자가 일하고 있는 모습. 사진=A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정부 출범이 올해 미국 노동 시장에 중대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미 일리노이주 시카고시 한 자동차 정비소에서 근로자가 일하고 있는 모습. 사진=AP/연합뉴스
미국 노동 시장에 새해 시작부터 해고 바람이 불 것으로 보인다. 뉴스위크는 5일(현지 시각) 지난해 말부터 분야별로 해고 건수가 급증하기 시작했고, 올해에 이런 현상이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아마존, 보잉사, 저가 항공사인 스피릿 등이 그 대표적인 기업이다.

올해 고용 시장 동향은 거시경제 환경, 소비 추세, 기업의 비즈니스 전망에 따라 결정될 것이나 기술, 금융, 소매 등의 분야에서 구조조정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뉴스위크가 전했다. 이들 분야는 시장 전망이 불투명하다고 판단하고, 감원 등을 통한 다운사이징에 나섰다.
테크 기업의 감원 현황을 추적하는 ‘레이오프.fyi’에 따르면 지난해에만 10월까지 457개의 회사에서 13만 명 이상이 해고됐다. 이는 2023년에 이어 테크업계 사상 둘째로 큰 규모다. 기업들이 인공지능(AI) 분야 투자를 늘리면서 대규모감원하고 있다.

뉴스위크는 테크 분야에서 약 42만9608명이 감원 바람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구글, 메타를 비롯한 빅테크가 테크 분야 투자와 동시에 감원에 나섰고, 올해에는 이런 움직임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이 매체가 지적했다.
현재 미국 노동 시장에는 호재와 악재가 혼재하고 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12월 22∼28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21만1000건으로 한 주 전보다 9000건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4월 하순 이후 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2주 이상 실업수당을 신청한 '계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12월 15∼21일 주간 184만4000건으로 직전 주보다 5만2000건 줄었다.

그러나 지난달 8~14일 주간의 계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191만 건을 기록했다. 이는 2021년 11월 이후 최고 수준이고, 팬데믹 기간을 제외하면 201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계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은 실직자들이 일자리를 찾는 데 더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뜻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정부의 출범도 미국 노동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당선인의 감세, 규제 완화 등은 기업이 해고를 줄일 수 있는 요인이다. 그렇지만 그가 불법 이민자를 대규모로 추방하고, 한국을 비롯한 모든 나라에 10~20% 관세를 부과하면 물가가 다시 올라 기업의 비즈니스 환경이 악화되고, 고용 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고위 인사들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 정부 출범을 앞두고 일제히 매파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아드리아나 쿠글러 연준 이사와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4일 인플레이션이 아직 통제되지 않았다며 금리 동결에 무게를 실었다. 이들은 금리 인하를 서두르면 미국 노동 시장을 자극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