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프로젝트의 핵심은 전기 신호를 빛의 펄스로 대체하는 포토닉스-전자 융합 기술이다. 이 기술은 전송 지연과 전력 소비를 크게 줄일 수 있어, 전력 소모가 큰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관심을 끌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진출의 배경에는 글로벌 통신장비 시장에서 일본 기업들의 입지 강화 필요성이 있다. 현재 세계 시장은 화웨이(29%)와 시에나(19%)가 주도하고 있는 반면, 후지쯔와 NEC를 합쳐도 점유율이 5%에 불과한 실정이다.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미국 빅테크 기업들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델오로그룹의 전망에 따르면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메타가 2026년 전 세계 데이터센터 투자의 약 절반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미 NTT는 IOWN 기술 개발을 위한 국제 포럼을 미국에서 운영 중이며, 인텔과 구글을 포함한 150개 이상의 글로벌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일본 기업들은 글로벌 시장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도모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프로젝트가 일본의 첨단 기술력을 세계에 알리는 동시에, 미·중 기술패권 경쟁 속에서 일본의 입지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세계 시장에서 이미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경쟁사들을 상대로 얼마나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광네트워크 기술을 통한 미국 시장 공략은 한국 경제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특히 반도체, 통신장비 등 첨단기술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춘 한국 기업들에 참고할 만한 전략으로 보인다.
우선 정부와 기업의 협력을 통한 시장 진출 전략이 주목할 만하다. 일본이 정부 주도로 실리콘밸리에 실증시설을 구축하고 기업들의 기술력을 지원하는 방식은, 한국도 신기술 분야에서 적용해볼 만한 모델이다.
또한, 미·중 기술패권 경쟁 속에서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전략도 참고할 만하다. 화웨이와 미국 기업들이 주도하는 시장에서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는 일본의 접근법은, 유사한 상황에 있는 한국 기업들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국도 자체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되, 정부의 전략적 지원과 민간 기업의 기술력이 시너지를 낼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